동생 출장을 따라갑니다

호찌민에서 한 나만의 의식

by Harong

동생은 한국에서 출장이 아주 많은 회사를 다닌다. 나는 쿠알라룸푸르에 살고 있지만 출장이 전혀 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해외를 갈 일은 해외여행 명분 말고는 갈 수가 없다.(ㅜㅜ) 마침 동생이 호찌민으로 출장을 온다고 하길래 겸사겸사 놀러 가기로 결정! kl에서 호찌민까지는 왕복 약 12만 원 정도 한다. 근데 이 바보 같은 게 더 싸게 해 보겠다고 편도로 따로따로 끊었다가 가는 비행기를 오는 비행기로 잘못 예약해서 편도를 하나 더 끊었다. (그래 그래, 뭐든 이득을 보려고 노력하지 말자.. 할 수 있다면 좋지만 그럴 거면 좀 꼼꼼하자..) 그렇게 난 나쁘지 않은 가격의 인생 수업료를 지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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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군 푸미흥 파노라마 아파트쪽 피트니스(요가세션, 줌바세션)

나는 러닝만 하기엔 너무나 몸이 베기는 운친자이기 때문에 피트니스에서 하는 원데이 패스를 끊었다. 아침에 있는 요가와 줌바세션을 연속으로 듣고 집에 와서 씻고 여행을 좀 즐기고 온 후 저녁에 헬스를 갔다. 비용은 한 12000원 정도 했던 것 같다. 너무 저렴한 가격에 아주 잘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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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h Xeo 46A

아이러브 반세오. 너무 맛있다 ㅜㅜ. 동생은 오후에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오전에 반짝 구경을 나갔다. 저번엔 반세오를 먹어보지 못했는데 너무 맛있었다. 베트남식 해물전 같은 음식이다. 나라마다 참 탐나는 음식들이 많다. 요리도 다른 예술에 못지않게 굉장히 창의적인 행위인 것 같다. 흑백 요리사를 보면서 더 느낀바이지만. 각 나라마다 전통마다 인종마다 그 나라의 날씨에 따라 태어난 음식들이 있고 그 음식들은 비단 현지인에게뿐만 아니라 타문화의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미감에도 좋은 맛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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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골목 카페들

나는 내가 가진 맛을 다른 사람들에게 오롯이 잘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사람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상황과 환경에 따라서 조금씩 변해가기도 한다. 더 나은 맛을 위해 바뀌어가는 것은 좋지만 내 본연의 맛을 잃어가며 상대에게 맞는 맛을 내기 위해 변해가는 것은 좋지 않을 수 있겠다. 특히 난 해외에 있는 한국 음식을 먹으면 그런 생각을 한다. '현지화된 한국식' 음식을 먹을 때 진짜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문화 용어 중에 high/ low context communication이라는 용어가 있다.

저맥락 문화(低脈絡文化)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직설적이고 명료하게 밝히는 반면, 고맥락 문화(高脈絡文化)는 함축적이고, 돌려 말하는 문화를 말한다. 저맥락 문화는 주로 서양권(西洋圈)에서 자주 나타나며, 고맥락 문화는 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권(東洋圈)에서 나타나는 문화라 한다.

하지만 저맥락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저맥락 문화의 사람과의 관계에서 '진정성'이 통하면 저맥락 문화의 사람의 직설적이고 명료한 스타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더 그 자체로 인정해 주게 된다고 한다.


현지인들도 한국 본연의 맛을 찾아보며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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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 Dinh Church


나는 호찌민 여행이 두 번째다. 사실 볼 게 많이 없는 곳인데, 첫 여행은 무이네 여행을 위해 잠깐 들렀었고 이번에는 오롯이 일주일 동안 호찌민에 있어봤다. 와본 곳도 가보고 가보지 않은 곳도 들려보며 내게 비교적 익숙한 거리를 걷고 건물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여행은 누구와 오느냐에 따라 또 다른 것 같다. 내게 익숙했던 게 무엇인지, 낯선 곳을 발견했을 때 난 어떤 마음이 드는지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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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은 어딜가도 맛집bb

호찌민의 한인사회가 너무나 잘 형성되어 있어서 놀랐다. 사실 로컬 음식을 더 많이 먹었어야하지 않나 생각이 들다가도 호찌민에서 먹은 한식들이 너무 맛있었기 때문에 후회가 없다. 할머니가 해주시는 백반집과 정갈하게 나오는 설렁탕, 꼬막 전과 갈빗집. 전혀 현지화되지 않은 채 한국에서 먹어도 맛집이라 느낄 수 있을 한식 맛집들이 정말 많았다. 훌륭하다.. bb


또다시 오게 된다면 익숙하지만 또 다른 여행을 해봐야겠다.

그렇게 차곡차곡 내가 사랑했던 순간들을 돌려보는 나만의 의식을 해내보겠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