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공무원 도전 할까, 말까? 고민이라면

공무원이 정답은 아니지만

by 달콤달달

내년 2022년도 지방직 공무원 시험 일정이 속속 사전 공개되고 있다.

http://www.headlinejeju.co.kr/news/articleView.html?idxno=471178

2022년 6월 18일. 전국에서 지방직 9급 시험이 치러질 날짜이다. 국가직은 아직이긴 하지만 해마다 비슷하니 4월쯤이겠지 짐작한다. 어른이 되면서 서서히 수능 시험에 관심이 사그라들듯이(아이가 자라면 다시 관심이 생기겠지만) 공무원 시험에서도 많이 멀어져 있었다. 요즘은 시험 감독에도 지원하지 않으니 더욱 둔감해졌다가 작년부터 남편이 공무원 수험생이 되면서 공무원 시험과 관련된 기사들은 찾아보고 있다. 내년 시험에서 단연 주목할 점은 아무래도

선택과목 폐지, 필수과목 부활

일 것이다. '그래, 선택과목은 말이 안 되는 정책이었지, 조정점수는 뭐고, 무엇보다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나? 그리고 수학, 과학 시험 보고 행정의 ㅎ이나 할 수 있겠냐고.' 기사는 눈으로 읽는데 입에서는 속마음이 줄줄이 새어 나왔다. 교육행정직 공무원 시험을 처음 준비했을 때(벌써 10년 전이다) 기본과목_국어, 영어, 국사_과 교육학, 행정법을 공부했다. 이듬해 시험 정책이 바뀌었을 때에도 변동은 없었다. 합격의 가능성을 1%라도 높이기 위해 노선을 바꾸는 이들도 있었지만 나는 교육행정직 공무원이 되고자 한다면 교육학과 행정법은 기본 소양이라도 갖추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이제라도 원래대로 되돌아가는 것은 열렬히 찬성이다.

<공무원 시험 과목 개편안>

http://www.lec.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638

나도 할 수 있을까요?

공무원을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오는 이가 있다면 나는 무조건 찬성이라고 말해준다. 그렇게 물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50.1% 마음이 기울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가 합격하는 걸 보고 뒤늦게 시작한 학원 동료도 2년 만에 합격을 했다. 그녀가 공무원이 되고 싶은 마음과 합격의 불확실성 사이에서 불안해할 때 일단 시작해보라고 등을 수없이 떠밀었더랬다. 물론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한 최종 책임은 본인의 몫이므로 내가 할 수 있는 건 합격할 수 있다는 긍정의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 것뿐일지라도 사람들은 가끔 그렇게 떠밀리고 싶어 하기도 한다. 그렇게 지금은 남편을 등 떠미는 중이기도 하다.


왜 공무원인가?

내가 학원 강사를 하다가 공무원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남편이 은행을 다니다가 공무원 준비를 할 수 있는 것도 공무원 시험이 특별한 스펙을 요하지 않는 덕분이다. 전문직을 제외하고는 자격증의 여부도 상관이 없다. 컴퓨터 활용능력 등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자격증을 이미 취득했다면 좋지만 수험기간 동안 가산점을 받기 위해 자격증 공부를 하는 것은 반대이다. 그 시간에 시험 문제 하나를 더 맞추는 게 효율적이다. 공무원 진입장벽이 낮은 대신 한 가지 고려할 사항은 있다. 수험생활이라는 것이 일정한 점수를 얻기 위한 절대적 공부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선택과 집중의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자금력이 충분하다면 무조건 공부에 올인, 수험기간 단축이 중요하다.

알바와 수험을 병행해야 한다면 우선 기본과목 1 회독할 자금만 준비하면 된다. 오전이나 오후에 할 수 있는 일이나 주말 알바를 공략하되 너무 몸을 쓰는 일은 금물. 피곤이 공부를 방해하면 회의감이 들고 수험기간이 길어진다.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아서 그런지 늦깎이 공무원들이 많다. 반면에 공무원에 발을 담갔다가 쿨하게 의원면직하고 다른 길을 찾아가는 이들도 보았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직업을 이미 겪어본 후 공무원이 되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좋다고 생각한다. 밖에서 보는 공무원과 안에서 직접 경험하는 공무원의 세계는 사뭇 달라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렇다고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사람에게는 각자 맞는 옷이 있다. 프로젝트 하나를 성공시킨 후 받는 인센티브에서 보람을 느끼는 사람도, 1년 농사 후에 거둬들인 수확물에 기쁨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최근 mz세대 중에서 노동의 가치를 재조명하며 일상을 공유하는 유튜브 방송을 본 적이 있는데 도전의식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도배, 버스운전, 건축 등 영역도 다양했는데 실생활에도 유익하고 돈벌이도 내 얅팍한 월급봉투와 비교가 되지 않았다.(약 값이 더 들어갈 것 같아 금방 마음을 접었다.) 세상엔 정말 다양한 직업이 있고 나에게 맞는 '일'을 찾는 것은 늘 고민이다. 찾고 찾아 들어선 길이 내 길이 아닌 것 같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쉽게 그만둘 수도 없다. 또 어떤 날에는 이 일을 하기 잘했다며 스스로를 마구 칭찬하는 날도 있다. 다행히 나 혼자만 '일'이라는 세계에서 냉탕과 온탕을 왔다 갔다 하며 우왕좌왕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 위로라면 위로이다. 공무원도 선택할 수 있는 직업 중 하나일 뿐이다.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자질이란 없다. 거창하게 공직가치를 실현하리라고 마음먹을 필요도 없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굳이 하나를 말해보라고 한다면 그저 인사발령 후 맡게 된 업무를 수행해 낼 수 있는 책임감 정도 되겠다.


공무원 뭐가 좋은데?

솔직히 예전에나 좋았지 지금은 공무원 뭐 별 거 없다. 월급이 많은 것도 아니고 개인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곳도 아니다. 수직적인 조직문화는 숨이 막힐 때도 있고 이러려고 힘들게 공부해서 공무원이 되었나 싶을 때도 있다. 쏟아지는 민원에 어안이 벙벙할 때도 있고 누구를 향하는지 알 수 없는 분노가 애먼 공무원에게 향할 때도 있다. 우울감을 호소하는 공무원이 많아지는 것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신입 공무원들이 임용된 지 얼마 안돼 사표를 내던지는 데에는 이런 요소들이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더구나 민원인들의 수준은 나날이 높아져 공무원보다 관련 법령을 더 잘 알기도 한다. 공부와 자기 계발을 늦출 수 없는 이유이다. 순천향 대학교에서 코로나 시국에 입학식이 어려워지자 메타버스(metaverse)를 활용해서 온라인 입학식을 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대학 학사운영 담당자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동시에 '내가 그런 역량을 갖추고 있는 사람인가? 자기비판과 동시에 관련 도서와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며 정보를 업그레이드했다. 공무원이 편했던 시대는 저물었다. 세상이 변하는 만큼 제공해야 할 공적 서비스가 다양해짐에 따라 공무원 스스로가 지속적으로 자신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http://m.hankooki.com/m_dh_view.php?m=&WM=dh&WEB_GSNO=6836052&s_ref=nv


그래도 공무원이 좋은 이유

1. 정년보장은 그래도 장점이다.

사람에게 소속감은 중요하다. 아침에 눈 떠서 갈 수 있는(가야 하는) 직장이 현재는 만 60세까지 보장된 셈이다. 공무원 정년 제도를 철밥통이라고 비판하는 시선들도 많이 있지만 정년이 보장되었다는 점과 안일함을 동일시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여느 회사에서의 치열함과 경쟁이 공무원 조직에도 존재한다.


2. 연가 좀 쓸게요.

내가 자리 비운다고 내 일을 옆 자리 동료가 대신 해 주지 않는다.(각종 증명발급 등 민원업무라면 상황이 조금 다르고 교사들은 대체 교사가 투입되니 열외로 한다) 어차피 그 일은 결국 내 몫의 일로 남아있기 때문에 주말 제외 5일 정도는 눈치 볼 것 없이 개인 상황에 맞게 휴가를 활용하면 된다. 올해 우리 회사의 연가 보상(비용 지급 혹은 연가 저축 둘 중 택 1) 최대 7일이다. 10일이 남았다면 남은 12월 말일까지 3일을 마저 쉬어야지 안 그러면 소멸되고 만다. 다만 연가가 더 길어질 경우는 부서와 협의 및 동의가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예의이자 배려이다.

<(재직기간별 연가일수) 좌, 변경 전 / 우, 현재 개정된 연가 일수>


3. 합법적 알바 가능? 가능!

학교에서 치러지는 각종 시험들이 있다. 공무원 시험이 그렇고 한국사 능력시험이나 토익, 텝스 등 영어 시험들도 있다. 이때 감독위원으로 위촉받아 가게 되면 5만 원~8만 원 정도의 수당을 받을 수 있고 용돈 벌이로는 일하는 시간대비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임용되고 처음으로 했던 시험감독이 국가직 9급 시험 감독이었는데 직접 시험 볼 때보다 더 떨렸던 것 같다. 끝날 시간은 다가오는데 답안에 마킹하지 않는 수험생에게 다가가 '어서 마킹 먼저 하시라'고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했었다. 애기가 어리기도 했고 시험장 특유의 긴장감이 싫어서 요즘에는 감독 요청이 와도 거의 거절하지만 뻔한 월급에 외식 한 번 하는 것도 부담되는 저연차 공무원들에게는 꽤 솔깃함에 분명하다.


4. 순환보직으로 텐션감 장착

공무원들은 2-3년에 한 번씩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된다. 부서 이동으로 인해 구성원도 달라진다. 매너리즘에 빠질 때쯤 주어지는 생소한 일은 다시금 적당한 텐션감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윤활제 같은 역할을 한다. 물론, 인사이동 때마다 원하는 부서로 이동하지는 못하거나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원수와 한 사무실을 공유해야 한다면 난감하기 그지없다. 이 또한 2-3년 후면 다시 타 부서로 이동할 수 있으니 크게 좌절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힘들 때는 인사고충 제도를 활용하도록 한다.


오늘도 공무원으로 열심히 삽니다.

나랏돈을 급여로 지급받고 있고 업무가 수월하다는 편견으로 인해 공무원을 향해 엄중한 잣대를 들이미는 경우가 많다. 2014년에 임용된 나는 퇴직 후 받게 될 연금도 국민연금 금액과 크게 다르지 않다. 초과근무도 정말 필요할 때만 하고 1-2시간으로 끝날 일의 경우에는 대부분 초과근무 결재 없이 그냥 하고, 지출이 몰리는 연말에는 일거리를 싸들고 집으로 가서 새벽까지 원격근무 시스템으로 원인행위 결재를 20-30건씩 올리기도 한다. 정시 퇴근을 위해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끼며 일하다가 병원 신세를 진 적도 있다. 백조가 우아한 모습으로 물 위에 떠 있는 듯 보이지만 물아래에서는 엄청나게 두 발을 젓고 있음이다. 모든 일에는 보람과 고됨이 있다. 장류진 작가의 소설 제목처럼 '일의 기쁨과 슬픔'을 느끼며 출근을 하고 점심시간은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일과이다. 애써 작성한 보고서를 들고 결재를 받으러 갔다가 좍좍 그어진 빨간줄이 '피땀눈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비록 통장에 잠시 머물다 빠져나갈 테지만 월급을 받는 날에는 마음이 든든하다가도 가끔씩 날아드는 동료의 퇴사 소식에는 부러움과 허탈감을 동시에 느낀다. 대단한 사명감은 아니지만 공무원으로서의 긍지로 오늘을 살고 있다. 공무원이 되고 싶은 그대가 조금의 용기를 낸다면 곧 동료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전국의 공무원 수험생 여러분께 응원을 보냅니다!

필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