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기대도 될까요?

마음의 소리를 쓰다

by 아이리스 H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어쩌다 지구별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어요

서울, 대구, 대전, 부산 아니고 천안이에요

하늘아래 안전한 곳(천안) 말이에요

아빠도 엄마도 저를 보고 웃고 있어요


아빠는 엄마와 나의 연결고리 (탯줄)을

자르고 울었다고 해요 생명의 소중함을

진심으로 알게 되었을 거예요

응애응애~~ 세상에 첫선을 보인날에...


갸우뚱갸우뚱 ~눈을 뜨고 고개를 돌린 날

베시시~~ 소리 없이 입가에 미소 짓던 날

말똥말똥 ~~ 세상의 모든 것들과 마주했죠

새근새근 ~온몸을 감싼 채 폭잠을 잤어요


병원에서 산후조리원을 거쳐 드디어

집으로 돌아왔더니... 외할머니가

반갑게 맞이해 주셨어요 쪼그마한 나를 보고

엄청 예뻐라 하는 눈빛을 알아챘어요


어머나!~~ 내 침대, 내 기저귀 갈이대, 옷들...

세상에~~ 모빌도 장난감도 아니 벌써...

옴마야~~ 내 귀여운 손가락 발가락 액자라니

~~ 은은한 물소리로 수면 유도 스피커까지

모유수유 중인 울 엄마 졸고 있고요

야근하고 오신 울 아빠 내 옆에서 쿨쿨 자네요

하노이에서 비행기 타고 친할머니가 오셨어요

여기 보세요 찰칵찰칵!! 마구 찍네요


먹고, 자고, 싸고, 씻고 백일이 지나갔어요

백일 기념촬영은 순조롭게 마쳤고요

방긋방긋 웃고, 옹알이하며 귀여움 인증요

어느새 뒤집기 선수가 되었어요




"엄마, 어디 가요?"


생애최초 나만의 애마(유모차)도 생겼어요

보행기도 그림책도 장난감도 온통 내 거예요

참 고맙고 감사한 마음에 윙크한방 날렸어요

눈 내리던 겨울날 물놀이 호사를 누렸어요


집 밖은 위험하다고요?

엄마랑 함께라면 걱정 없어요

매주 목요일엔 문화센터(문센) 가는 날이에요

카시트에 안전벨트를 또각 채웠어요


나름 깔끔쟁이 엄마는 저에게 이런저런

체험을 시켜준다는 이유로 내 스타일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엄청 웃네요


촉감놀이중

엄마를 웃게 하는 남자 이런 게 효도 맞겠죠?


진짜 이래도 되는 건가요?

오늘은 또래친구들과 함께였어요

겨우 허리에 힘 좀 주고 똑바로 앉아있었죠

점점 몸이 한쪽으로 기울고 있었어요


내 몸이 기울고 있어요

볼풀공을 한 손에 잡고 버티기 시작했어요

친구들아 홀로 앉기 한판 하는 거야

왜 이래 ~~ 좀 더 버티어 내보자

각자도생, 스스로 살아남기 하는 건데...


혼자 앉기 힘들어... 잠시 기대도 될까요?


내 몸이 자꾸 옆으로 쓰러지고 있어요

6개월 인생 민폐를 끼치기 처음인데요

젖 먹던 힘으로 낑낑 버티다가 그만 살짝~

친구의 어깨에 살포시 기대었어요.


잠시 기대도 될까요?

엄마들 사진 찍느라 정신없네요

아이고 허리야 ~~~ 요래요래 기대 보니 좋구먼요

잠시 후 엄마는 저를 편안하게 눕혀주었어요

다 때가 있는 건데... 아이고 편해라 살맛 나네요


비행기모드에 뒹굴뒹굴 하하하 놀았어요




휴우~~ 집으로 돌아와

말끔하게 씻고 뽀송한 이불 위에 누우니

정말 편하네요 세상구경 너무 험난했어요

실컷 낮잠을 자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어요


우리집이 최고에요

땡땡!! 이유식 시간이래요


오늘의 메뉴는 소고기죽요

앗싸 ~숟가락으로 한 숟가락씩

받아먹다가 손가락으로 휘저어 쩝쩝

역시 주먹 손맛이 최고라니까요

손맛이 최고라니까요

옷에게도 양보하고 온통 죽으로 도배했어요

하하하 엄마의 웃음소리에

소중한 한 끼식사를 겨우 마쳤어요

먹고살기 만만치 않네요 192일째...


나를 위해 늘 애쓰는 엄마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그저 웃어주는 일뿐이네요 참 쉽지요~~

그 쉬운걸 잘 못할 때도 있어요


하노이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에게

동영상 사진을 보내주었더니 난리 났어요

핸드폰 잡고 뽀뽀하고 영상 돌려보기 하며

하하하 호호호 고 계셨다죠 흠흠


보고 싶어도 쨈만 참아 볼게요

얼른 와서 안아주세요 꽃구경도 가구요

유모차 준비해 놨어요 밀어주세요

볼거리 구경거리 많은 봄봄봄이 라구요


조금씩 이유식 맛에 홀딱 빠지고 있어요

말은 아직 못 하고 옹알이 수준이지만

좋을 때는 웃고 안 좋을 때는 인상을 써요

맛있는 건 먹고 맛없으면 뱉어요


두 팔 벌려 슈퍼맨 놀이는 내 스타일요

기대어 앉는 일이 많은 날들이에요

힘들면 그럴 수 있어요

누군가에게 내 어깨를 빌려주는 날이 오겠죠?


슈퍼맨처럼 날고 싶어요

4월엔 더 야무지게 살아볼게요

애쓴 울 엄마 울 아빠의 기쁨이 될 거예요

닮은 꼴 할아버지 아버지 그리고 나

삼부자 모두 파이팅 하세요


나의 한 가지 소원은 전쟁 없는

평화로운 일상 속 홀로서기예요

사진 남겨주는 울 엄마가 벚꽃처럼

활짝 웃는 날이 많아지길... 바래요


감사합니다.

홀로서기 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