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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 KIM Jan 26. 2021

너를 생각하는 것은 나의 일이었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을 읽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심연이 존재한다. 깊고 어둡고 서늘한 심연이다. 살아오면서 여러 번 그 심연 앞에서 주춤거렸다. 심연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서로에게 건너갈 수 없다."


너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사람과 사람 사이를 건너갈 수 있니? 너한테는 날개가 있니?.... 나한테는 날개가 있어, 바로 이 아이야,


책을 다 읽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카밀라를, 아니 정희재를 지은이 자신의 날개라 함은 그가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이어 주어 훗날 자신의 이야기를 그 마음을 사람들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은 아닐까?


아니면 언젠간 희재에게 말해주어야 할 진실들을 통해 결국에는 심연을 넘어 자신의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도 전달하게 될 것을 알고 그렇게 말한 것은 아닐까?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작가의 말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심연을 넘어가야지 가능하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끝없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고 어떻게 보면 정희재가 지은의 마음에 닿을 수 있었음은 그가 파도가 바다일인 것처럼 자신도 그를 생각하는 것을 끊임없이 해왔기 때문에 닿을 수 있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누군가가 당신을 생각해준다는 것. 자신의 일처럼 생각해준다는 것.


이희재가 지은에게 그랬던 것처럼, 정희재가 자신의 친모를 생각했던 것처럼.


그런 것들은 우리가 바다에서 파도를 볼 때 뻔하지만 아름답게 보는 것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당연하지만 그 관계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 같다. 그럴 때 우리 사이의 심연은 우리의 관계를 아름답게 만드는 도구가 된다. 심연이 없다면 우리의 서로를 알아가는 일도 파도와 같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의 일도 누군가를 생각하는 일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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