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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우아맘 May 10. 2023

08. 미국 ESL, '좌절을 극복하는 법'

좌절'을 마주하는 순간, 우리의 자세



Frustrated 단어를 배우던 날!



지난해  영어가 많이 부족한 채로, 작스럽게 미국에 왔다. 특히 처음 3개월은 너무 힘들었고, 자존감은 이미 바닥을 뚫고 들어갔고, 감정은 하루에도 수십 번 오르락내리락 요동쳤다.


바닥 치는 내 자존감을 찾기 위해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 방법으로  근처 무료로 하는 ESL 수업을  했다. 이들 픽업을 고려해서 동선을 줄여야 했기에 에서 가까운 곳에서 하는 영어 수업이 나에게 최선이었다. 영어로 시작된 나의 흩어져 가는 자존감을 잡기 위해 ESL 수업은 필수였고, 의 모습을 하나씩 되돌리기 위해 노력. 물론 나의 영어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러나 적어도 흩어져 가는 자존감을 잡는 데는 효과가 있는 듯하다.


ESL 수업은 수업 퀄리티도, 클래스 메이트들도 좋았다. 특히 ESL 선생님이 너무 좋았다. Mrs.Becky 선생님은 항상 학생들 얘기에 귀 기울여 주시고 따뜻한 조언을 해주시는 백발의 백인 할머니셨다. 웃을 때 미소가 참 쁘신 할머니 선생님이었다. 연세 있으신 분께 어울리는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정말 정말 사랑스러웠다.


Mrs.Becky 선생님은 가끔 수업 시간 중, 꽂히는 단어가 나오면 그 단어에 인생 경험을 얻어 단어 설명을 하곤 했다. 어느 , ESL 수업 중 'Frustrated'라는 단어가 나왔다. Mrs.Becky 선생님은 본인이 '좌절'을 겪은 경험을 짧게 말씀하셨고, 학생들의 인생 경험 공유하고 싶어 했다.


나도 내가 겪은 좌절에 대해 짧은 영어로나마 말해보려고 다. 내가 살면서 가장 크게 좌절을 느낀 때는, 워킹맘인 를 대신해 10년 동안 우리 두 아들을 돌봐주시던 친정엄마가 위암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였다. 미안함과 죄송함, 속상함과 좌절이라는 감정이 북받쳐 랐다. 그때 그 좌절은 가 감당할 수 없는 크기고, 또 너무나 무거웠다. 물론 우리 엄마는 더 했겠지만.






당신의 인생을 핸들링하세요!


Mrs.Becky 선생님은 나에게 위로의 말과 함께 한 말씀해 주셨다.


"우리의 삶에서 크고 작은 문제들은 언제든지 발생해요. 나는  여러분이 그것 자체에 대해 좌절하기보다는 그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에 집중했으면 좋겠어요.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여러분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당신의 인생을 핸들링하세요."


(Mrs.Becky가 말씀하신 내용을 영어로 다 쓸 수는 없지만, 아마 이 정도 뉘앙스로 말씀하셨^^;;

"In our lives, big and small problems happen at any time. I want you to focus on how to handle the problem rather than being frustrated about it itself. I really want to tell you that your life can change depending on how you handle it. Handle your life.")


Mrs.Becky 선생님 말씀이  마음에 확 꽂혔다. 특히 문제가 생겨 좌절하게 될 때, 나는 과연 어떻게 대처했는지 돌아보게 됐다. 살면서 여러 종류의 크고 작은 '좌절'을 겪게 된다. 돌이켜보면, 물론 나 역시 그 좌절을 잘 이겨내고 지혜롭게 헤쳐나간 적도 많았다. 하지만, 어떤 시기에는 너무 번아웃돼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고, 아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더 정확히는 나에게만은 '좌절'이 피해 가길 바랐고, '좌절'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고 움츠리고 있던 때도 있었다. 난 '좌절'을 겪는 순간,  그때그때 나의 멘털 컨디션에 따라 '좌절'을 대하는 자세가 많이 달랐다.


이제는 frustrated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자동으로 handle 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단순히 미국에서 두 아이와 살아내기 위해, 내 자존감을 찾기 위해, 영어가 절절하게  필요해 시작한 ESL 영어 수업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연륜 있는 미국 선생님에게서 네이티브 영어뿐 아니라, 진하디 진한 인생까지 덤으로 배워가게 됐다. 선 미국 땅에서 이렇게 난 생을 좀 더 긴 호흡으로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고마워요! Mrs.Becky!


연륜 있는 미국 선생님에게서 네이티브 영어뿐 아니라, 진하디 진한 인생까지 덤으로 배워가게 됐다.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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