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의 식물 사랑, 르누아르의 터치...몽블랑이 새긴 예술가의 혼
만년필로 승화한 괴테와 르누아르의 예술혼
일상의 예술화, 몽블랑 하이 아티스트리
어떤 장르를 대표할 때 명실상부 대명사가 되어 대중의 뇌리에 박혀버린 브랜드가 있다. 원래 명칭은 트렌치코트지만, 흔히 ‘바바리’라 불리며 어엿하게 국어사전에도 등재된 방수 개버딘 코트는 브랜드 <버버리>의 상품명이 굳어진 것. <몽블랑>도 마찬가지다. 알프스산맥 최고봉의 이름이지만, 많은 이들은 ‘몽블랑=만년필’로 인식한다. 전 세계인들에게 만년필 대명사로 각인 된 몽블랑(Montblanc)은 내년이면 120년의 역사를 기록한다.
명품이 흔해진 시대, 몽블랑은 100년 넘게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명품(名品)을 넘어선 명작(名作)에 도전하고 있다. 예술미가 장착된 필기구는 패션과 함께 일상에서 가장 편리하게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도구다. <몽블랑 하이 아티스트리 컬렉션>이라는 타이틀로 공예예술 끝판왕인 ‘만년필 명작’이 10월 20일 서울 시그니엘에서 한국 최초로 공개됐다. 올해 주제는 불멸의 예술가 괴테, 르누아르 그리고 역시 불멸의 건축예술 베르사유 궁전 등이다. 사실 만년필은 문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글쓰기를 목적으로 탄생된 만년 필은 무수히 많은 문학 작품을 탄생시킨 문인들의 분신이다. 독일 대표 만년필 몽블랑이 독일 대문호 괴테의 위대함을 기리는 것은, 응당 마땅히 해야 할 일. 몽블랑이 선보인 괴테 만년필은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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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아티스트리 이벤트 현장 / 사진제공. 몽블랑
일단 작품으로 만년필을 감상하기 위해선 부위별 이름을 알면 훨씬 재미있다. 만년필에서 종이에 닿아 글씨가 써지는 부분인 촉을 ‘닙’, 닙 위에 손가락에 닿는 부분이 ‘포파트’, 포파트 위로 몸통 부분이 ‘배럴’, 그리고 맨 꼭대기 머리 부분을 ‘콘’이라 한다. 또 만년필의 뚜껑 쪽은 가장 윗부분을 ‘캡탑’, 캡탑에서 이어져 옷 주머니 등에 끼우는 부분을 ‘클립’, 그리고 배럴과 맞물리는 곳을 ‘캡’이라 한다. 몽블랑은 위에 설명한 모든 부분에서 하나의 빈틈도 없이 기발한 예술적 시도를 마음껏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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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귀한 소재로 최고로 세련된 수공예를 보여주는 '몽블랑' / 사진제공. 몽블랑
괴테에게 경의를 표하며 만든 <오마주 투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중 ‘리미티드 에디션 88’은 괴테에 대한 숨겨진 서사와 상징들로 가득한 만년필 버전 ‘괴테 평전’이다. 일단 정교한 호두나무를 묘사한 캡은 괴테의 명작 <이탈리아 기행>을 낳은 여행에서 가져왔던 솔방울을 표현한 것이다. 배럴의 나무 패턴은 괴테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가구에서 영감을 얻었다. 나뭇잎 모양으로 너무도 정교해서 탄성이 절로 나오는 클립은 괴테의 저작인 <식물변 형론>을 상징한다.
[Writers Edition Homage to Johann Wolfgang von Goethe Limited Edition]
흔히들 괴테를 대문호로만 알지만, 그는 동시에 걸출한 자연과학자이다. 광학과 해부학에도 학문적 열정이 컸기에 이 분야 탐구를 위해 이탈리아로 떠난다. 이탈리아에서 빛과 식물에도 정통해지면서 <식물변형론>과 <색채론>도 출간한다. 몽블랑은 괴테를 오마주하는 작품을 선보이면서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자연과학자로서 괴테의 위대한 면모도 놓치지 않았다. 괴테의 일생에서 이탈리아 여행은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고대 로마의 뛰어난 문화유적을 보며 예술가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더욱 함양시켰다. 괴테에게 이탈리아 여행이 미친 결정적 영향을 높이 평가하는 몽블랑은, 괴테가 1788년 독일 바이마르로 다시 돌아온 해를 기려 단 88점만 제작했다.
르누아르를 기리는 <오마주 투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는 보는 순간 르누아르 작품이 떠오를 만큼 직관적이다. 온통 진주빛으로 가득한 ‘리미티드 에디션 161’은 르누아르의 진주빛 시기에 경의를 표한 것. 그의 걸작인 ‘모자를 쓴 여인’의 특징적 부분을 그대로 재현했다. 캡에는 작품을 아예 생생하게 3차원으로 옮겼고, 배럴에는 작품 속 커튼의 섬세한 결을 담아냈다. 이 작품 역시 클립이 하이라이트. 화가의 단짝인 붓이 앙징스레 붙어있다. 섬세하고 세밀한 붓 터치로 유명한 르누아르에 경의를 표하는 몽블랑만의 귀여운 센스다.
[The Masters of Art Homage to Pierre-Auguste Renoir Limited Edition 8]
예술가 외에도 세계인에게 많은 영감을 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에도 주목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궁전인 프랑스 베르사유가 그 주인공. <베르사유 궁전의 여정> 컬렉션은 베르사유의 호화스럽고 정교한 건축미를 그대로 구현했다.
‘최상의 귀한 소재로 최고로 세련된 수공예’를 이렇게나 정교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다. 베르사유 궁전 속 화려했던 왕의 방과 왕의 정원인 오랑주의 정원을 묘사한 작품은 화이트골드, 그린 아베츄린 스톤, 레드가넷 등 현묘한 빛깔의 보석이 총동원되어 손안에서 베르사유를 어루만질 수 있게 만들었다. 몽블랑은 ‘일상의 예술화’ 그리고 ‘예술의 일상화’를 <몽블랑 하이 아티스트리(Montblanc High Artistry)>란 명작 시리즈를 통해 구현했다. 역사에 길이 남을 문인, 예술가, 건축 등 인류사의 가장 예술적인 존재들을 만년필로 승화함으로써, 예술을 진짜 쉽게 향유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예술적 일상 용품’이라는 사실을 명쾌하게 입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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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귀한 소재로 최고로 세련된 수공예를 보여주는 '몽블랑' / 사진제공. 몽블랑
최효안 예술 커뮤니케이터/인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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