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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MUOVERE Jan 18. 2018

사실, 안 괜찮아

오늘도 괜찮은 척 하느라 고생한, 나와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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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로 신나는 노래들만 들으며 

당당하게 거리를 활보했지만, 

집 앞에 다다르니 발걸음은 점점 무거워졌다. 

마음도 조금씩 눅눅해졌다. 

현관 비밀번호를 치고 집에 들어오니, 

등 뒤로 서서히 닫혀오는 문이 

세상과 나를 단절시키고 있음을 느꼈다.


쿵.

문이 닫힘과 동시에 나는 몇 시간동안

내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던 

가방을 던지듯 내려놓았다.

돌아오는 길에 사왔던 소주 두병이

서로 맞닿으며 투명한 울림을 만들었다.

밖은 봄날처럼 맑고 따듯했는데,

불이 다 꺼져 냉기로 가득 찬

텅 빈 집엔 작은 온기도, 빛도 없었다.


순간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막상 보니 아무것도 쥐고 

있는 게 없어서, 꽤나 서럽더라.


결국 그 자리에 주저앉아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등 뒤에 굳게 닫혀있던 문이

그런 초라한 나를 세상으로부터

숨겨주는 것 같아서.


이렇게 무너질 거면서

방금 전까지도 핸드폰 속에선

‘괜찮다.’며 웃는 내가 너무 애달파서.

그렇게 숨기기만 하면, 숨기만 하면

대체 언제 낫겠냐고,

왜 항상 괜찮은 척 하냐고,

괜찮지 않잖아, 아프잖아하며

혼자 나를 다그치고, 혼자 나를 위로하며

한참을 주저앉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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