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

15살 못난이면 어때, 지금 행복하면 된 거지

by 효작가
15년 전 어리바리하고 숫기도 없었던
나에게 쓰는 일기


학창 시절 반장 부반장 선거에 매번 나가도 떨어지고 초중고대학생 시절 친구도 거의 없이 외톨이로 존재감 없게 보냈다.
선생님이든 또래 애들이든 날 좋아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외면당한 채 자라왔다.
그래서 어린 시절의 좋은 기억들이 많지 않아
오히려 돈 걱정을 많이 해도 그런 인간관계 걱정 없는 성인이 된 지금이 더 편하고 좋다. 몹쓸 과거를 다 물결에 흘러 보내고 커리어로 한 층씩 쌓아 올라가는 내 자신을 뒤늦게 다독이고 있다.
이제는 곁에 친구가 없다고 뭐라 할 사람도 없고 그만 살자 발버둥 쳐도 그나마 남은 가족들 때문에 하루하루 나무가 내어주는 공기들을 마시며 숨을 쉬어간다.
TV나 기사에 나올 법한 유명 작가가 아니어서 이런 그림을 그리는 지도, 책을 낸 지도 모른다.
오히려 내가 어디서 무얼 하고 어떤 작가인지 모르니까 작가 생활이 편하다.

암튼 어릴 때 친구가 많은 데다 공부도 잘 해내는 그런 애들이 동경의 대상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내 밥벌이 잘해서 주어진 환경에서 내 할 일을 잘 해는게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니까.
직장, 직업을 넘어 더 수 천만 원에서 수 억 원을 오가는 내 집(부동산) 걱정도 해야 하니
시간이 흐를수록 여기서 더 큰 성인이 될수록 인간관계 걱정은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어릴 때 인간관계를 열심히 신경 썼던 게 좀 부질없게 느껴진다... 어차피 인연은 따로 있고 새로운 사람은 커서도 또 만나게 되니

공부도 인간관계도 잘난 게 없는 내가 그나마 그림 재능 한 스푼이라도 받아서,
상처로 가득 찼던 과거의 날들을 그림으로나마 치유할 수 있어서 다행일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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