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가면 뭐 하니?

뉴욕만 10번 간 사람의 이야기

by 효효

프롤로그. Newyork or Nowhere


어느덧 10번째 뉴욕이었다.

뉴욕에 갈 때마다, 주변에서 금돼지라도 숨겨놨냐며, 왜 자꾸 뉴욕에 가냐고 했다. (한 번씩 갈 때마다 미국판 로또인 슈퍼볼을 사며, 당첨을 바란 적은 있다.) 자꾸 가다 보니 이제는 단골 가게도 생기고, 별다른 계획을 크게 세우지 않아도, 지도 없이 돌아다닐 수 있는 그런 도시가 되었다.


처음 뉴욕에 간 것은 바야흐로 2010년이다. 보스턴에서 차로 4시간 거리에 위치한 뉴욕은 당시 버스를 잘만 예매하면, 단돈 1달러로도 갈 수 있었다. 'The city that never sleeps.' 같이 홈스테이 했던 태국친구 Sand와 뉴욕에 갔을 때 처음 도착한 타임스퀘어가 그러했다. 늦은 밤에도 전광판들로 화려하게 빛나던 거리에서, 배부터 채우려고 들어간 맥도날드에는 우리 같은 관광객들로 여전히 북적였다. Jay-z, Alicia Keys의 'Empire state of mind'가 뉴욕 곳곳에서 울려 퍼지던 때였다. (지금도 이 노래를 들으면 절로 이때 생각이 난다.)


New York concrete junlge where dreams are made of
There's nothin' you can't do
Now you're in New York
These streets will make you feel brand new
Big lights will inspire you
Let's hear it for New Yrok
New York New York~ ♬

- Jay-z, Alicia Keys <Empire state of mind>


타임스퀘어의 화려한 낮과 밤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학생 때와는 달리 휴가를 써야지만 여행이 가능했는데, 그럼에도 계속 뉴욕에 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가족이다. 동생은 오랜 유학생활 끝에 뉴욕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동생의 졸업식엔 호스트가족부터, 할머니, 부모님까지 온 가족이 출동하기도 했다. 작년엔 소중한 조카도 태어났다. 일하는 동생 부부를 대신에 부모님이 조카를 돌보러 뉴욕으로 향했고, 그 옆엔 조카바보로 소문난 고모(나)도 있었다.



처음엔 관광객 모드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고층 빌딩 숲 사이를 2~3만보씩 걸으며 도시를 누볐지만, 이제는 허드슨강을 끼고 아침 산책을 하고,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돌아와 조카와 시간을 보내고, 마실 다녀오듯 맨해튼을 다녀오는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뉴욕에서 뭐 하니?


매력 1. 전 세계 맛보기


전 세계에서 매일 다양한 인종이 모여들고, 이민자들의 문화와 음식이 녹아드는 뉴욕에는 전세계의 맛이 존재한다. 트렌디를 주도하는 도시답게, 식당들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사라지는데, 미슐랭 레스토랑부터 푸드트럭까지 모습도 다양하다. 뉴욕 3대 스테이크집들은 100년이 넘었고, 한국식 고깃집도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 33번가 코리아타운을 가면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다.


@피터루거스테이크/해운대윤갈비뉴욕/PEAK/BCD(북창동순두부)


뉴욕에는 CIA, ICE 같은 유명한 요리학교와 80여 개 정도의 미슐랭 레스토랑이 있다. 동생이 취업턱 겸 부모님 결혼기념일에 Per Se라는 레스토랑을 예약해 준 적이 있는데, 3시간 넘게 귀한 미식 경험을 했다.


뉴욕에 가면 꼭 먹는 것들이 있다. 일명 미국음식으로 일컬어지는 햄버거와 타코, 피자다.(칼로리는 생각하면 안 된다.) 한집 건너 한집마다 있는 메뉴들인데, 이중 쉑쉑버거, 파이브가이즈는 한국에도 진출해 있고, 로스타코스나 치폴레 같은 멕시칸 음식점은 한국에 들어왔으면 하는 곳이다.

그뿐인가, 뉴욕에는 프로즌핫초콜릿, 르뱅쿠키 같이 무제한 칼로리를 가진 온갖 디저트부터, 브런치집이나 루프탑바, 째즈바 같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갈 수 있는 곳도 많아서, 하루 종일 먹기만 해도 행복할 수 있는 곳이다.


@ 파이브가이즈/프린스피자/치폴레/도미니크앙셀/르뱅쿠키/토미재즈바


다만, 팁문화가 필수인 미국의 외식물가는 꽤나 살인적이기 때문에, 뉴요커로 살기 위해서는 집밥을 해 먹거나 배달시켜 먹는 것이 좀 더 일상에 가깝다. 작년 땡스기빙데이에는 동생네서 외식 대신 코스트코에서 킹크랩을 잔뜩 사다 쪄먹었다. (육해공이 넘쳐나는 미국은 고기, 해산물 등을 한국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매력 2. 두발 아래 뉴욕


고층빌딩들이 모여있는 뉴욕은 전세계에서 마천루가 가장 많은 도시이다. 200m 높이 이상의 건물만 100채가 넘는다. 미국에는 400m 높이 이상의 마천루가 7채 있는데, 이 중 5채가 뉴욕에 있다. 지금도 고층빌딩이 지어지고 있는 뉴욕에는, The Edge, Summit 같은 새로운 전망대들이 생겨나고 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맨해튼 전경도 멋있지만, 강 건너 맨해튼을 바라보면 뉴욕의 끝없는 마천루가 만들어내는 또 다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높은 건물들이 하늘을 찌르는 뉴욕이지만, 뉴욕 도심 곳곳엔 공원도 많다. 여의도만한 센트럴파크와 뉴욕 한복판에 자리한 브라이언 파크는 뉴요커들이 사랑하는 도심공원 역할을 톡톡히 한다. 공원에 가면 러닝을 하거나 강아지와 산책하는 뉴요커들과 여행객들이 어우러져 넓은 잔디밭에 앉아 여유를 즐기는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공원에서는 각종 행사가 열리기도 하는데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매년 여름마다 무료 콘서트를 열기도 한다.


도심 곳곳에 마련된 광장에서는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버스킹도 열린다.(타임스퀘어, 워싱턴스퀘어, 매디슨 스퀘어 등 뒤에 스퀘어가 붙는다.) NYU 앞에 위치한 워싱턴스퀘어에서는 커다란 분수대와 아치가 있는데, 예술가들이나 학생들이 악기를 자유롭게 연주하는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영화 '어거스트 러쉬'의 주요 배경도 이곳 워싱턴스퀘어이다.



매력 3. 24시간 볼거리 넘치는 뉴욕


뉴욕의 랜드마크를 일일이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뉴욕을 대표하는 타임스퀘어 옆 브로드웨이에서는 뮤지컬을 볼 수 있으며, 카네기홀과 링컨센터에서는 명망 있는 연주자들의 클래식 공연이 열린다. 메트로폴리탄, MOMA, 구겐하임, 휘트니 같이 유명한 미술관과 자연사 박물관 같은 곳도 많다. NBA, MLB 같은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수도 있다.


최근엔 리틀아일랜드, 베슬 같은 새로운 명소도 생겼다. 자유의 여신상과 911 메모리얼 뮤지엄에서 뉴욕의 역사를 마주하기도 한다. 하이라인을 걷다 보면 첼시마켓이 나오고, 세계 6 군데만 있다는 스타벅스 로스터리도 들릴 수 있다. 월스트릿을 지나 브루클린브릿지를 건너면 유명한 덤보다.


뉴욕은 런던, 밀라노, 파리와 함께 세계 4대 패션 위크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참새 방앗간 드나들 듯 가는 소호에는 온갖 럭셔리 브랜드부터 스트릿 패션, 신진 디자이너 부띠끄 등 다양한 샵들을 구경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샘플세일하는 곳에 들어가 저렴한 가격으로 득템도 가능하고, 희귀 아이템도 찾을 수 있다.


뉴욕 브랜드인 Newyork or Nowhere, Aim reo dore는 디자인도 예쁘고, 매장도 구경하기 좋아서 소호에 갈 때면 들리는 곳이다. 브루클린에 위치한 윌리엄스 버그는 여러 편집샵이 생겨나면서 성수동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며 젊은 친구들이 많이 찾는 동네가 되었다.





뉴욕에도 사람 삽니다.


뉴욕에서 동생네 삶을 보면, 광화문에서의 나의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침에 일어나면 출근 준비를 하고, 퇴근하고는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와 내일을 맞을 준비를 한다. 주말엔 K마트에서 장도 보고, 교외로 놀러 가기도 한다.


볼 것도 많고 할 것도 많은 뉴욕이 매력적일 수도 있지만, 타지에서의 삶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아이가 있을 때는 주변의 연대가 중요하다. 조카를 돌보러 갔던 엄마는 영어가 잘 통하지 않더라도 특유의 친화력으로 이웃들과 친구가 되었다.


영화나 방송에서 뉴욕에 나올 때마다 괜스레 반가운 것은 이곳에 쌓인 시간과 사람들 덕분일 것이다. 뉴욕의 모든 것을 개인의 글로 담을 순 없겠지만, 낯설지만 익숙해진 도시 뉴욕을 하나씩 기록해 보고자 한다.

* 모든 사진과 글은 개인적으로 담은 뉴욕 모습입니다 :)


HYO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