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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Sep 27. 2019

프로 팀들의 경쟁과 협력

프로스포츠는 대표적인 흥행 비즈니스다. 매 시즌 우승을 향한 각 구단들의 경쟁은 치열한 정도가 아니라 사생결단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쟁같은 구도가 잘 유지되는 것은 규칙이 있고, 이 규칙을 잘 지키는지 감시하는 눈이 있고, 규칙을 어겼을 경우의 엄격한 처벌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허용된 규칙의 범위내서라면 어떤 형태의 경쟁도 허용된다. 우리는 흔히 이것을 승부욕이라고 한다. 강한 승부욕으로 무장된 기량높은 선수들의 플레이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바로 그것 때문에 우리는 비싼 돈을 내고 운동장을 찾기도 하고 텔레비젼 앞을 지키기도 한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 보면 프로구단들은 서로 죽기 살기로 경쟁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이기는 팀은 매번 이기고 지는 팀은 매번 진다면 누가 그 경기를 관람하려 하겠는가. 관중이 줄어들 것이다. 그러면 입장 수입이 줄어 든다. 시청율이 낮아질 것이다. 그러면 광고 수입이 줄어들게 되고, 방송국은 다른 컨텐츠를 송출할 것이다. 그렇게 팬들의 눈에서 멀어지면 그 스포츠 리그는 죽은 리그가 될 수 밖에 없다. 잘하는 팀도 망하고 못하는 팀도 망한다. 그래서 전체 팀들이 적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누군가 일방적인 것 보다 리그 전체의 유지 발전을 위해 더 중요하다. 그래서 구단들은 경쟁의 뒤에서 서로 협력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협력도 많지만 제도적 협력도 다양하다. 샐러리 캡도 그중 하나다. 돈벌이가 잘되는 구장이 돈의 위력으로 우수한 선수를 싹쓸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드래프트 제도도 양극화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꼴찌팀에게 다음 해 드래프트를 신청한 선수중 제일 우수한 선수를 지명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이다.아무리 우수한 선수라도 신인이 프로에 와서 실력을 발휘하기가 쉽겠는가 생각할 수 있지만 신인으로 팀의 실력 향상에 기여하는 선수가 매우 많다. 나아가 최우수 신인을 지명한 다음 그 선수를 다른 팀의 우수하지만 출장 기회가 떨어지는 선수와 트레이드하는 것으로 팀 전력을 보강하기도 한다.


이렇게 제도적으로 각 팀의 실력을 평준화 시키려는 것은 그들이 현명해서라기 보다 전체 시장을 키워야 결국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몫도 커지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다. 99석 가진 사람이 1석을 더 탐내는 것이 인간이다. 문제는 99석지기는 손가락의 힘으로 1석으로 더할 수 있어도 1석지기는 온 가족이 사투를 벌여야 겨우 먹고 살 수 있다는 점이다. 사회가 이렇게 양극화 되면 가진 사람은 불안해서 살 수가 없고, 못가진 사람은 먹을 것이 없어 살 수가 없다. 양극화를 예방하여 공존공영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샐러리 캡, 우리사회의 드래프트 제도는 과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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