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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Apr 16. 2018

북가주, 남가주, 그리고 캘리포니아

캘리포니아는 미국 50개 주 중에서 경제력이 가장 앞서 있는 주 입니다. 국가별로 비교해도 2016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캘리포니아 주보다 GDP가 높은 나라는 중국, 일본, 독일, 영국 등 4개국 뿐입니다. 지금 당장 독립해도 전세계에서 6위에 랭크될 정도로 막강합니다. 미국의 엔진 실리콘 밸리는 말할 것도 없고 세계 영화산업의 메카 LA, 와인하면 떠오르는 나파밸리, 요세미티 공원과 금문교 등등 캘리포니아가 가지고 있는 빛나는 보석들이 한두개가 아닙니다. 미국 동부와 서부를 비교해볼까요? 동부의 맨 위쪽 메인주에서 제일 남쪽 플로리다까지 14개 주가 대서양을 나누고 있는 반면, 서부 태평양은 워싱턴 주, 오레곤 주, 캘리포니아 주 이렇게 달랑 3개 주가 차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광활함이 동부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죠.


어쩌면 이 캘리포니아주가 3개로 쪼개질 지도 모르게 생겼습니다. 우리나라도 경기도를 남부와 북부로 나누자는 의견이 선거때만 되면 불쑥 불쑥 튀어 나오지 않습니까. 울산광역시는 경상남도에서 분리된 바 있으니 지자체 분할 아이디어는 영 생소한 것은 아닙니다. 캘리포니아를 3개 주로 나누자는 청원을 'CAL 3'라고 부릅니다. 이 청원은 벤처투자자인 팀 드레이퍼(Tim Draper)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는 2014년에 캘리포니아를 6개주로 나주자는 청원을 시도한 바 있습니다만 청원에 참여한 주민의 숫자가 부족해 아예 안건이 성립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청원이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려면 캘리포니아 선거권이 있는 주민 365,880명이 서명하면 됩니다. 그러면 주 정부에서는 이 안건을 전체 주민 투표에 회부해야 합니다. 2014년 드레이퍼가 주도한 6개주 분할안은 이 청원 숫자에 미치지 못해 투표안건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추진한 3개주 분할안에는 이미 600,000만명이 넘는 주민의 서명을 확보했다고 합니다. 더구나 이 서명에 참여한 사람은 특정 지역에 편중된 것이 아니라 전체 캘리포니아 58개 카운티 주민들로부터 골고루 받은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 서명 명부가 캘리포니아 의회에서 서명의 효력이 인정되면 주 정부는 올 11월 중간선거때 정식 안건 중 하나로 채택하게 됩니다.


효율적인 주정부 운영, 주민의 대표성 강화, 교육 제도 개선 등이 드레이퍼가 주 분할을 주장하는 배경입니다. 그의 제안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와 샌프란시스코 새크래멘토를 포함하는 북 캘리포니아, 우리 교포가 많이 살고 있는 오렌지 카운데, 샌 버나디노와 샌디에고 등을 포함하는 남 캘리포니아, 그리고 중부 연안지역의 LA, 산타바바라,몬테레이를 포함하는 캘리리포니아 이렇게 3개주로 분할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분할이후 미국에서 차지하는 각 주의 규모는 북캘리포니아가 인구 5위에 소득 2위, 남 캘리포니아는 인구 4위에 소득 30위, 캘리포니아는 인구 8위에 소득 12위에 각각 랭크됩니다.


이 분할안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11월 주민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합니다. 주민투표에서 승인을 받는다고 해서 바로 분할되는 것은 아닙니다. 주 정부와 의회는 이 주민투표 결과를 연방의회에 보내서 의회 승인을 받아야 비로소 분할안은 가결됩니다. 미 의회는 상하 양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하원은 인구비례로 선출하기 때문에 주를 분할 하더라도 큰변화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상원은 다릅니다. 각주 대표로 무조건 2명의 상원의원을 선출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즉 분할 후 상원의원의 정수는 지금 100명에서 104명으로 늘어나는 것입니다. 캘리포니아는 민주당의 텃밭입니다. 이 분할안이 민주당에 유리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공화당이 일부를 차지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셈법이 복잡해지는 것이죠.


공화당이 얼마나 선방하느냐, 민주당이 얼마나 고토를 회복하느냐외에도 이런 숨어 있는 안건들이 11월 중간 선거의 재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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