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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Apr 13. 2018

대통령을 위해 하원의장을 버린 폴 라이언

미국의 국가 의전 서열 3위, 하원의장입니다. 1위는 대통령, 2위는 상원의장이죠. 그런데 상원의장은 부통령이 겸임하게 되어 있습니다. 대통령 연두교서 발표때 대통령보다 높은 단상에서 대통령의 등을 내려다보는 두명이 상, 하원 의장입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게 되면 대통령직을 승계하는 순위도 부통령이자 상원의장인 마이크 펜스가 먼저이고 그 다음이 하원의장인 폴 라이언입니다.


비슷한 예가 1973년에 있었습니다. 닉슨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에 당선된 사람이 스피로 애그뉴(Spiro Agnew)입니다. 애그뉴는 미역사상 두번째로 부통령직에서 사임한 사람입니다. 그 이전의 주인공은 1832년 사임한 존 칼훈입니다. 1세기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주인공이 된 까닭은 그가 이전 공직 재직중 받은 뇌물과 탈세혐의 때문입니다. 기소면제를 받는 조건으로 부통령직에서 물러났습니다. 그래서 그는 미 역사상 불명예 퇴진한 처음이자 아직까지는 유일한 부통령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부통령직을 물려받은 사람이 하원 소수당 리더였던 제럴드 포드였습니다. 다수당이 의장직을 가져가는 관례에 따라 당시 하원의장은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었죠. 그래서 집권당의 하원 리던 였던 포드가 승계하게 된 것입니다. 아마도 미국 역사상 가장 운좋은 정치인이 포드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곧이어 워터게이트 추문으로 닉슨마저 사임하게 되고 포드는 대통령에 취임하게 됩니다. 선거 제도가 도입된 이래 대통령 선거를 치르지 않고 대통령에 취임한 유일한 대통령입니다.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이 어제 이런 막강한 자리를 던져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미 20여년을 하원의원으로 지냈으니 정치를 할만큼 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의 불출마 변은 이제 10대인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의 진심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정치인이든, 사업가이든, 운동선수이든 그 어떤 유명인이라도 가족만큼 강한 설득력 있는 이유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가족이라는 포장으로 여러가지 복잡한 시선을 피하는 것입니다. 


라이언 의장은 트럼프의 공화당 정부에서 가장 인기있는 정치인 중 한명이었지만 또한 트럼프에 반대한 정치인이기도 합니다. 대통령 선거 한달전까지도 지지선언을 망설일 정도였습니다. 트럼프의 여성 편력, 극우적인 정책 등이 그가 반대하는 이유였습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2015년 교황 접견이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자 공화당 의원들의 추대로 하원의장에 취임합니다. 그 이전인 2012년 선거에서는 밋 롬니의 러닝 메이트로 부통령에 출마하기도 했습니다. 정치적 경력으로 봤을때 지금 워싱턴에서 가장 전도가 양양한 공화당 정치인이라 하겠습니다. 그런 그가 정치를 떠나겠다니 놀랍지 않습니까. 더구나 그는 올해 48(1970년 1월 29일 생)살 입니다. 미국에 이런 40대 정치인이 있다니 새삼 부럽기 짝이 없습니다.


라이언은 정치인으로서 포부가 큰 사람입니다. 하원의원 20년으로 정치인생을 마감할 사람이 아닙니다. 올 가을 중간 선거에 공화당 간판으로 출마하는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원 요청을 받는 사람이 라이언입니다. 공화당내의 인기로 보면 트럼프 대통령보다 앞섭니다. 그래서 나는 그가 더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을 내려놓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와 더 깊이 엮여봐야 자기 정치 인생에 좋을 것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죠. 그래서 이참에 아예 잠시 워싱턴을 떠나려는 것입니다. 어쩌면 2020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 트럼프 대항마로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라인언이 하는 발언을 잘 지켜보면 뭔가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않을까요? 다같이 한번 지켜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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