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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Aug 23. 2018

야박함에 대하여





야박함은 비굴함과 동전의 양면이다. 야박한 자는 필연코 비굴한 자이며, 비굴한 자는 반드시 야박하다. 야박함과 비굴함은 우리가 먹고 자고 사랑하고 배신하고 그러다가 죽어가는 것처럼 자연스런 천성이다. 어떤 자는 배움이 있어 덜 야박할 것이며, 또 어떤 자는 욕심이 지나쳐 더 야박할 수도 있다.하지만 경중을 따져서 뭐하랴. 그러니 공자 예수가 아닌 바에야 우리 속의 야박함을 너무 탓하지 말자.


대개 스스로의 야박함에는 상황론이라는 포장이 있게 마련이다. 먹고 살려니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 말은 나는 원래 야박한 사람이 아닌데 상황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는 변명이다. 살아가는 것의 무게는 그러니까 야박함보다 무거운 법이다. 그러니 또한 스스로의 비굴함에도 너무 책할 필요 없다. 


그러나 사람은 또 가벼운 존재여서 누군가가 나를 야박하게 대하는 것은 오래 기억하는 법이다. 그것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마치 예리한 칼날에 살점이 떨어져나가는 것 통증 같은 것이어서 잊고 지내다가도 문득 생각이 나면 부르르 떨게 만든다. 

'감히 네가 나한테..'


자 그러니 이제 마음을 고쳐먹을 때다. 인간은 원래 야박하고 비굴한 존재이니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서 천사같음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행여 그 사람이 선행을 베푼다면 그것은 마치 홀인원같은 행운을 잡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하자. 그리고 돌아서서 나의 야박함, 나의 비굴함을 돌아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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