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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ohyun Hwang Sep 04. 2018

죽은 메케인이 산 트럼프를 이길 수 있을까?

2008년 대통령 선거, 공화당 후보로 오바마와 맞붙은 메케인은 러닝메이트로 조 리버만 상원의원을 지명하려 하였다. 그러나 리버만은 비록 당시에는 무소속이었지만 오랫동안 민주당원이었던 전력에 비춰 자신은 부적절하다고 거절했다. 결국 메케인은 사라 페일린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였으나 이는 그의 여러 패인중 하나가 되고 만다.


바로 이 선거전에서 메케인의 상대였던 오바마는 민주당의 터줏대감 조 바이든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였다. 오바마-바이든 팀은 2008년 대선에 이어 2012년 재선에 성공한다. 메케인의 대통령길을 막은 사람이 오바마와 바이든이었던 것이다.  


2008년 캠페인 도중 오바마를 무슬림이라 믿을 수 없다는 공화당원을 향해 그가 한 말을 한번 보자. 메케인의 인격을 넘어 정치의 품격을 보여주는 장면이라 좀 길지만 그대로 인용한다. 특히 제일 마지막 문장은 마치 트럼프가 들어라고 하는 말같다.


He’s a decent family man, a citizen that I just happen to have disagreements with on fundamental issues, and that’s what this campaign is all about.He is a decent person and a person that you do not have to be scared of as President. If I didn’t think I’d be one heck of a better President I wouldn’t be running, and that’s the point. I admire Sen. Obama and his accomplishments, I will respect him. I want everyone to be respectful, and let’s make sure we are. Because that’s the way politics should be conducted in America.(그는 훌륭한 패밀리맨이며 시민입니다. 다만 근본적인 문제에서 나와 생각이 다를 뿐입니다. 그것이 이 선거운동의 핵심입니다. 그는 훌륭한 사람이며 대통령으로 당신이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사람입니다. 내가 더 나은 대통령이 되리라는 생각이 없었다면 출마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것이 중요합니다. 나는 오바마 상원의원과 그의 업적을 존경합니다. 나는 모든 사람이 존경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우리모두가 그렇게 되도록 합시다. 왜냐하면 그것이 미국에서 정치가 나아가야할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2018년 8월 25일 그는 평생 정치의 터전이던 애리조나에서 영면하였다. 1936년 8월 29일 생이다. 암진단을 받은 후 그는 그의 스탶들과 함께 매주 한차례 그의 장례식 준비를 위한 미팅을 했다고 한다. 그 멤버의 일원이었던 사람에 따르면 이 미팅은 너무나 마음 아픈 일이라 미팅이 끝나면 과음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는 죽어가면서도 미국과 미국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애리조나 주에서 열린 장례식의 조사는 조 바이든 몫이었다. 그의 부탁에 따른 것이다. 평생 디른 정파에 속해 있었지만 방법이 달랐을뿐 애국하는 마음은 언제나 똑 같다는 믿음과 존경이 두사람을 연결하는 고리였다. 바이든의 조사는 눈물로 시작해 눈물로 끝났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두차례 지낸 사람이 왜 공화당이 아니라 민주당 인사에게 자신의 장례식 조사를 부탁했을까? 오랜 친구 조 리버만도 조사에 초대되었다.


9월 1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장례식에는 두 전직 대통령 부시와 오바마는 초대되었지만 현직인 트럼프는 초대받지 못했다. 메케인의 생전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이날 초대받지 못한 트럼프는 골프장에 있었다. 그가 선택한 장지는 국립묘지가 아니라 애나폴리스에 있는 그의 모교 해군사관학교다. 전쟁영웅, 정치인, 보수의 품격, 메케인은 그렇게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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