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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찰나의숲 Nov 20. 2023

안녕하세요 정효진입니다.

자연과 사람을 좋아하고 낭만 있는 삶을 살고 싶은 저를 소개합니다.

올해 32살에서 31살이 됐고 자연을 소재로 공간과 용도에 맞게 어울리도록 나만의 자연을 풀어내는 일을 하는 플로리스트이다. 근무 환경은 샵에서 작업실로도 바뀌고 잠깐의 쉼도 있었지만 같은 회사에서 6년을 일하곤 얼마 전에 퇴사를 했다.


퇴사를 하고 기쁠 줄 만 알았는데 이상하게 일상에서 이것저것 불편함이 생겼었다.


가고 싶은 카페를 가는데 한 달이 넘게 걸렸고 좋아하는 친구와의 약속을 잡고 만나기까지 불안함에 머릿속에서 만남의 시뮬레이션을 끊임없이 돌리고 뭐가 무서운지 계속 눈물이 났다.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는데 왜 이렇게까지 두려울까?


행동의 하나부터 열까지 예전에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일들에 엄청난 용기를 내야 했다. 너무 힘이 들었다. 그래서 다 포기했다. 약속도 미리 잡지 않고 외부의 모든 게 다 자극이 돼서 집에만 있었다.


이렇게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을 마주한 게 언제인지 까마득해서 신기하고 반갑기도 했다. 한동안 집에만 있었지만 전혀 쉬는 것 같지 않았고 감옥에 갇힌 것 같았다. 하고 싶은 건 많은데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게, 지독하게 혼자인 것만 같은 이 기분이 몹시 괴로웠다.


사람을 좋아하던 내가 어느덧 사람을 믿지 못해서 오는 괴로움에 깊이 빠져 있었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하고 나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느꼈었던 지난날들과는 반대의 삶을 살고 있는 내가 너무 안타깝고 짠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심리 상담 센터를 찾아가게 됐다.


사실 나는 그동안 '나다움'에 대해 알아가기 위해서 적극적인 태도로 살아왔으며 정효진스럽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나는 나답게 살고 있다는 타이틀이 정말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고 나도 그런 내가 좋았다. 그렇게 내면의 아름다움이 중요하다며 쫓아왔는데 이런 순간이 온다고? 충격적이고 놀라웠지만 내 현상태를 보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상담을 받으면서 4개월의 시간이 흘렀고 조금씩 변하기도 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나에게 의미 있고 지금 내가 몰입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생각했다.


그게 글쓰기였다.


나를 소개할 때 “저는 꽃 일을 하고 있어요 “라는 말뿐 아니라 사람을 보면 반가운 마음과 호기심에 꼬리가 절로 흔들거려서 처음 본 사람에게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 만큼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저는 낭만 있는 삶을 살고 싶어 계절의 꽃과 흘러가는 자연을 보는 기쁨, 오늘을 어떻게 보낼지에 관심이 많고 내 하루를 채우는 것들에 의미를 두고 큰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에요.


라고 편하지만 소신 있고 강단 있게 나의 취향이나 태도들로 소개하고 싶다고 늘 생각해 왔다. 직업이라는 건 나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이고 일부의 가치관을 얘기할 뿐이지 나의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나의 이야기로 글을 쓰게 됐기도 하다.


진짜 나를 바라볼 준비를 하고 용기를 내어 보니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조금 알 것도 같다. 앞으로 계속 내 이야기를 꾸준하게 써 나가야겠다.

(사진은 정말 행복했던 제주살이 시절에 주리 언니가 찍어준 사진으로 골랐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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