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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arus Feb 10. 2022

너에게 띄우는 편지 -6

D+26

Dear J,


오늘은 네가 얼마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태어났는지에 대해 얘기를 들려주려해. 너는 태어난 직후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할테니 엄마가 기록해뒀다가 나중에 네게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네가 태어나고 주변에서 다들 얼마나 기뻐해줬는지! 엄마는 온 세상이 너를 축하해 주는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단다. 내가 살면서 이정도로 많은 축하를 받은건 처음인 것 같아.


네가 태어난 병원에서는 네 아빠와 너와 나 셋이 가족 병실을 받았는데, 수많은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방에 들어올때면 첫 마디는 네 탄생을 축복해주는 인사말이었어! 우리를 모르던 수많은 사람들이 노크하고 들어오며 기쁜 얼굴로 네 탄생을 축하해주는데 -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 건네는 순수한 축하인사들이라 그런지 더 특별하게 여겨졌어.


2022.1.17 병원에서 퇴원하고 우리 세가족이 처음 집에 온 날, 엄마는 집 옆에 걸려있는 두루미 표지를 보고 웃음이 저절로 나왔어!


네가 태어난 당시에는 우리 옆집에 네덜란드 출신인 루카스와 사나가 살고있었는데, 네 탄생을 축하해 주기 위해 엄마아빠 몰래 저런 깜찍한 표지판을 설치 해 둔거있지! 네덜란드 전통이래.


2022.1.18 집에 도착한 뒤 처음맞는 아침이었는데, 우편함에 아침식사가 배달돼있다는 문자에 잠에서 깼단다. 네 삼촌인 모튼&우니 부부가 준비한 깜짝 선물이었는데, 집에온 첫날부터 정신없어서 아침 챙겨먹기 힘들거라며 배달서비스로 맛있는 크로와상과 모닝빵 세트를 주문해줬거든.


같은날 오후에는 널 만나길 목빠지게 고대하던 할아버지 할머니가 널 만나러왔어!


너한테 주는 선물이라며 네 은행계좌에 넣어줄 현금선물과 널위해 할아버지가 손수만든 특별한 선물도 준비 해오셨단다.


네 태명이 부엉이였던건 알고있지?ㅎㅎ 네 태명을 기념하며 할아버지가 직접 나무를 파 내고 색칠까지 해서 우드카빙을 선물 해 주셨지.


네 아빠의 회사 사장님은 커다란 꽃다발을 배달시켜 주셨고, 아빠 친구인 크리스티안은 널 축하한다며 샴페인병을 들고왔어.


2022.1.23. 네가 태어난지 10일째 되던날엔 가일삼촌네 가족이 널 축하해주러왔어! 네 사촌들은 자기들도 꼬꼬마 아가들이면서 자기보다 더 작은 아가인 너한테 너무 사랑스럽다며 눈을 못 떼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2022.1.28 네가 태어난지 15일째 되는날엔 엄마 친구인 로즈와 젠시가 널 만나러 왔단다. 커다란 바구니에 이런저런 육아 용품들과 엄마 먹으라고 과일들을 선물 해 줬지.


2022.1.29 토요일에는 네 할아버지의 여동생들, 그러니까 고모할머니들인 헤게와 벤테가 널 만나러 왔단다. 네 증조할어버지는 거동이 불편하셔서 직접 오실수는 없었지만, 고모할머니들을 통해 네가 입을 예쁜 옷들을 선물 해 주셨어.


2022.1.31 월요일에는 너를 만나길 너무나 고대하던 모튼삼촌네 가족이 방문했어! 세상에서 제일 멋진 사촌오빠가 될거라며 너를 정말 자랑스러워하던 트룰즈와 자기 자신도 이제 열살밖에 안된 꼬맹이지만, 애 봐줄사람이 필요하면 언제든 자길 부르라는 오틸리어. 이렇게 귀어운 네 사촌 언니 오빠들이 있어 엄마는 참 든든하단다.

2022.2.5 아마도(?) 네 대부가 되어줄 아빠의 친한 친구 에밀이 여자친구와 함께 방문한 날이야. 에밀은 겉보기에는 엄청 터프해보이는 근육남이지만, 실제는 마음이 엄청 여리고 다정해서 참 보면볼수록 재미있는 사람이야.

이번주 금요일에는 엄마가 노르웨이에서 가족처럼 친하게 지내는 한국 친구들이 널 만나러 오슬로에서 놀러오기로 되어있어! 타지에 나와서 생활하다보니 서로가 서로에게 가족처럼 가까이 지내는 친구들이라, 너를 친 조카처럼 예뻐해줄거야.


아직 네가 태어난지 아직 한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널 축하해주기 위해 방문해줬고, 하이디 이모, 앤 이모네 그리고, 모나 이모네도 곧 방문 할 예정이란다.


네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사랑과 관심을 담뿍 받으며 태어났다는 사실에 엄마는 너무 감사한 마음이야.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는 사실에 엄마는 너무 행복해!


이렇게 축하받고 태어난 만큼, 네가 자라고 어른이 되면, 주변 사람들의 기쁜일을 네 일처럼 함께 기뻐해주고 축하해주는 그런 멋진 사람이 되길.


2022.2.8

With love,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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