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넷 ep.07
첫째를 분유를 먹이고 트림을 시키는데 어디선가 쿰쿰한 냄새가 났다. 육아를 시작하고 잘 씻지 않은 나한테 나는 냄새인가? 하고 냄새의 근원을 찾아보고 있는데 아가의 동그란 귀가 보였다. 설마 여기일까 하고 맡아보니 찾았다. 여기다.
손수건에 따뜻한 물을 묻혀 귀엽기만 했던 동그란 귓바퀴를 닦아냈다. 노랗게 묻어 나온다. 갑자기 더 닦고 싶은 마음에 면봉을 가져와서 마무리를 했다. 갑자기 귀가 한결 깨끗해 보인다. 그럼 혹시 이 녀석도? 싶은 마음에 둘째의 귀를 보았다. 역시나.
분유만 먹고 잠만 자는 녀석들인데 어째서 이런 게 쌓이는 걸까. 목욕할 때 더 잘 봐줘야겠다.
작고 귀엽고 사랑스러워 요정인 줄 알았는데 영락없이 사람이다.
아가들이 니큐에서 퇴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아가들과 함께 외래를 다녀오는 길에 남편과 병원 카페에 들렀다. 아직 모유 유축을 하고 있었던 때라 나는 커피 대신 요거트 스무디를 샀다.
시원하게 한입을 쭉 들이키는 데 기분이 이상했다. 맛은 있는데 이상한 기분이 들어 왜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가들 응아 냄새였다. 황금똥으로 유명한 분유인데 시큼하고 잘 발효된 요거트 냄새가 났다. 그 냄새가 내 음료에서 나고 있었다. 세상에. 더 이상 먹을 수 없어서 남편에게 주었다.
아이들이 응아를 쌀 때마다 기쁘던 나인데 이건 기뻐할 수 없었다.
아이들이 코쿠나베이비에서 졸업하고 바닥에서 잠을 자기 시작했다.
코쿠나베이비는 이른둥이들이 사용하는 침대이다. 엄마 뱃속에서 빨리 나와 웅크려 있는 시기가 적은 아가들에게 필요한 용품 중에 하나로 아가들 퇴원 전에 초보운전인 내가 저 멀리 철산까지 운전해서 사 왔다. 아가들은 주로 코쿠나베이비에 누워서 생활했다. 이제 몸무게가 둘 다 5kg가 넘어 슬슬 졸업할 때가 되어 시범 삼아 바닥에서 잠을 자기 시작했다.
깊이 잠을 못 잘까 싶어 당근으로 라라스베개도 준비해 두었다. 첫째는 태열이 심해 라라스에 끼워 넣으면 뜨끈뜨끈해고 얼굴에 태열이 올라왔다. 어쩔 수 없이 둘째를 끼워 재우니 이번에는 오줌이 항상 샜다. 라라스는 실패였다. 검색해 보니 허그곰베개에 듀라론커버가 가장 시원할 거 같아 바로 샀다. 열기가 안 올라오지는 않지만 라라스에 비하면 아주 시원했다.
코쿠나베이비에서 오래 지냈던 탓인지 둘째 뒤통수가 납작해져 있었다. 분명 아주 동그랗고 귀여웠는데, 아쉬운 마음에 두상배게를 주문했다.
둘째는 주로 두상베개를 베고 양손을 벌리고 자는데 이때 어른이불을 덮어주면 아주 귀엽다. 어른흉내 내고 있는 요정 같아 아주 우습고 사랑스럽다.
교정일로 신생아 시기가 지나니 아가들이 더욱 귀여워지고 있다. 둘 다 폭풍 옹알이를 시작해 바라만 보아오 옹알옹알 말을 걸어온다. 옹알이에 응해주면 더욱 신나서 옹알대는데 정말 사랑스럽다. 요즘은 눈을 바라보고 웃으면 함께 웃어주는데 힘이 들다가도 그런 마음이 사르르 녹아져 버린다.
내일이면 또 어떤 사람 같은 모습을 보여줄까. 내일이 기대되는 하루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