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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uiying Feb 02. 2024

#1. 경기도에서 군산으로 간다고? 오히려 좋아!


지방소멸 시대 우리는 지방으로 간다


결혼과 동시에 남편의 직장을 따라 군산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연애 도중 남편이 군산으로 이직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길 들었을 때 나는 속으로 설렘과 동시에 '오히려 좋아!'를 외쳤다.


나는 사주를 본 적은 없지만 만약 본다면 '역마살'이 가득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역마살의 사전적 의미는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게 되는 운명을 말한다. 조상이 유목민이라 그 피가 흐르는 건 아니었을까? 진지하게 생각도 해보았다.


어려서부터 건축업에 종사하는 아빠의 직장 때문에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살았다. 홍성, 서울, 천안 등등.. 그리고 최근까지는 경기도 군포에서 20년간 거주를 했고, 그 사이에 고등학교, 대학교는 중국 유학을 떠나 중국에서 7년간 생활을 했다. 졸업 후에 한국에 돌아와 서울에서 약 7년 정도 직장생활을 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모르겠지만 학창 시절 모범생이었던 나는 사회에서는 지진아였던 것 같다. 사회생활이라는 진흙탕에서 누구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찐하게 굴렀다. 순진한 건지 이상적인 건지 모르겠지만 꿈을 찾아 20대 내내 직장을 5군데나 옮겨 다니며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 헤맸다. 홍보부터 영화편집, 유튜브 pd 등등.. 을 경험했다.  


그러나 결국 경주마처럼 달리고 내 열정을 불싸랐지만 이렇다 할 결과는 없는 것 같다. '아.. 인생이란 무엇인가..' 전문성은 없지만 잡기술은 많아진 그런 30대 중반 여성이 되었다.


그러던 와중에 선 결혼 결심 후 연애 상대 찾기를 실천으로 옮겨 연애에 성공했다. 느낌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 연애를 시작하고 결혼을 하게 됐다. 결혼은 꼭 하고 싶었던  나의 인생 계획이었기에, 누구보다 철저한 전략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1년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으나 본의 아니게 도피처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간혹 남편이 자신이 도피처인지 의심하는 질문을 한다. 나는 그런 거 아니라고 안심시킨다. 하지만 내 생존 본능이 무의식적으로 나를 그에게 도피시킨 건지는 모를 일이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항상 내 마음속에는 '이건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있었다. 뚜렷한 목적 없이 무언 갈 향해 맹목적으로 달려가야 하는 느낌. 그리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점점 내가 메마르고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 벗어날 수 없는 쳇바퀴에 갇힌 그런 느낌들이 가득했었다.


이러한 도시 생활에 회의감을 느낄 즈음 군산으로의 이사는 나를 다시 숨 쉬게 했다. '인생 죽으란 법은 없구나!'


산도있고 바다도 있어 아늑한 소도시, 군산

일을 그만두고 지방으로 내려간다고 했을 때 친구들은 걱정했다. 그리고 지금도 잘 살고 있는지? 그곳에 생활은 어떤지? 궁금해한다.


물론 내가 도시에서의 삶이 무조건 싫다는 것은 아니다. 도시는 무수한 기회가 있는 땅인 것 맞는 것 같다. 지방으로 내려왔기에 잃는 것 또한 많다. 확실히 내려와서 느끼는 것은 일자리의 수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적다. 특히 제조업 베이스가 아닌 디지털 관련 일은 지방의 경우 거의 전무하다고 보면 된다.


지방 소멸시대라며 지방에 젊은이가 없다고 한다. 다들 서울로 올라갈 때 우린 다시 지방에 내려왔다. 다들 큰일이 일어날 것처럼 생각하지만, 큰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은퇴하고 소일거리나 하며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내 안에 꿈틀거리는 야망이 있기에! 이곳에서도 부지런히 미래를 그리고 있다. 디지털 시대이고 리모트워크가 가능한 시대에 지방에서 살면서 일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지방에서도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어쩌다 보니 한적하다 못해 유배지(?) 같은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지만, 오히려 진짜 삶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고 나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군산 정착기를 하며 드는 생각들, 지방에서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해 하는 고민들을 이곳에서 함께 나누며 기록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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