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처음 시를 쓰기까지

위 제목은 뮤지컬 스톤 더 스톤의 넘버입니다.

by 희윤

오랜만에 아니 항상이긴 하지만 오랜만에 강제로 머리 비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좋아하는 뮤지컬배우의 개인 콘서트였기 때문이죠. 제가 좋아하는 연기와 노래를 해주시는 멋진 아자씨 배우님이세요. 가끔 개인 멘트하실 때도 존경스러운 부분들이 보이는 그런 우상이신데요.


오늘은 이 콘서트를 관람한 뒤 쓰는 글이라 디자인에 관련된 것도 아니며 항상 그랬듯 개인적인 일입니다.


보통 뮤지컬 배우의 개인콘서트라고 하면 가요보다는 뮤지컬 넘버를 불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끔 자작곡이 포함되기도 하구요.


그래서 오랜만에 그리운 넘버를 들어 기분이 좋았는데 갑자기 눈물이 왈칵하더라구요. 왜일까 당황스러울 정도로 숨막히게 울음이 터져서 힘들었는데 얼마 전 소천한 외삼촌 때문이었습니다.


그 전에도 큰 수술을 하고 오랜 기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뒤 가서 사실 저는 다정하고 공부만 많이 하던 교수 삼촌만 기억하는데요. 삼촌이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던 시기에 뮤지컬 스톤 더 스톤을 보고 있었습니다.


제목인 우리가 처음 시를 쓰기까지는 보통 우첨시라 부르는 넘버로 시를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실제론 사람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해요.


남아있는 사람들은 너무 슬픈 거 같다가도 배가 고파지고 그런 자신이 혐오스러울 수 있고, 혹은 아무 생각이 들지 않다가도 어느날은 미치도록 슬퍼질거라는 내용입니다.


그 넘버의 가사를 곱씹으며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겪어본 일이 적은 철없는 제게 사람을 보내는 것은 어떤 것이고 어떻게 그리워하는지 조금은 생각하게 해줬어요.


네 오늘 콘서트에 우첨시가 셋리스트에 등장했습니다. 제가 뮤지컬을 보던 당시엔 삼촌이 아직 살아있어 통화도 가끔 했는데 지금 이 넘버를 듣는 지금은 삼촌이 간 지 좀 됐거든요...


아무 생각없이 지내다 갑자기 슬픔에 사무칠 때가 지금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의 빈자리가 생각보다 작게 느껴질 정도로 제 관심사는 많고 제 앞가림에 급급하지만 그간 작게 느껴졌던 빈자리의 숨어있던 것들이 갑자기 몰려온 거 같아요.


제 삼촌은 항상 공부를 하고 있었고 어릴 땐 제게 타자기로 친 엽서를 써주기도 했습니다. 참 착하고 성실한 삼촌이라 삶의 자세에 대한 많은 것을 배웠거든요.


생각지도 못한 자리에서 삼촌을 떠올리며 울게될 줄 몰랐지만 그만큼 좋은 넘버거든요.


궁금하실 분을 위해 슬쩍 다른 분이 찍어주신 커튼콜 링크를 올려둡니다.


https://youtu.be/29PQ_X4EC2A?si=KKbLhYsyLbo37Lvt


사실 생각해보면 전 제대로 삼촌을 보내준 적도 없고 실감한 적도 없더라구요. 근데... 아마 다음에도 이렇게 되새길 일이 있다면 또 이럴지도 모릅니다. 이러면서 계속 추억을 되새기겠죠...?


인생 선배들이 하는 말은 틀린 말이 없다는 진리를 또 생각해봅니다...




별개로 스톤은 지금 재연 공연이 진행중입니다.

궁금하신 분은 대학로에서 만나보세용


원래 쓰려던 내용은 이게 아닌데 밤공도 보려면 제 생각을 정리해두는 게 좋을 거 같네요ㅠ


좋은 주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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