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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자인간 Jan 13. 2016

에이전시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기

디자이너로 일하며 느꼈던 기쁘고 힘든 순간들

얼마 전 있었던 인터렉션 디자이너 밋업에서 패널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Framer js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스터디도 진행하며 알게 된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가운 자리였어요.
많은 분들 앞에서 발표하는 게 익숙한 일이 아니라 조금 부담이 되기도 했는데요, 참여한 50명 정도의 디자이너 분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자유롭게 소통하는 분위기로 형성되어 재미있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약 두 시간 동안 정해두었던 주제 외에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오고 갔는데요, 제가 했던 이야기와 미처 하지 못하고 자료로만 준비했던 이야기들을 정리해서 포스팅해볼까 합니다.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셰프들이 15분 안에 의뢰인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내어놓는 박진감 넘치는 대결을 즐겨 보는데요, 저희 회사에서 일하는 부분과 공감되는 부분이 참 많았어요. 에이전시에서는 프로젝트를 수주해서 진행하는 구조의 일을 하다 보니 여기 셰프들처럼 의뢰인의 요구와 그에 따른 선택이 사업의 큰 부분을 이루고 있습니다. 
기업에서 RFP가 떨어지면 약 1주~2주간의 제안을 하게 되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콘셉트와 전략을 짜고 시안 페이지 디자인부터 프로토타입 제작 등 경쟁 PT의 순간 바로 전까지 바쁘게 작업을 마무리하곤 해요. 


이 기간 동안은 집중력과 순발력을 요구하는 작업들이라 조금 힘들 때도 있지만 끝나고 나서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제일 뿌듯하고 보람을 느낍니다.


 



(밋업 때 보여드렸던 제안용 프로토타입은 다음에 보여드릴게요)




꼭 제안 때뿐만 아니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도 기쁜 순간들이 있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제가 디자이너가 된 지 얼마 안 되어 처음으로 디자인을 책임지고 PL을 맡아 작업했던 CGV 위젯 프로젝트 때였습니다. 


그때 당시 청담 씨네시티가 가장 최근에 오픈했던 상영관이라서 직접 답사를 다녀왔는데요, 60~70년대 미국의 브로드웨이에서 볼 수 있는 레트로 & 빈티지 콘셉트의 소품과 자재들이 눈에 띄었고, 빨간색 영화관 의자가 CGV 영화관의 대표적인 아이콘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것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보면서 CGV가 추구하는 브랜드 방향이 무엇인지 관찰해 본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리얼 메타포 아이콘이 유행하던 때라 빈티지한 아이템들을 메타포로 삼아 그렸던 A 안, 빈티지한 포스터와 와펜으로 플랫하지만 개성 있는 위젯 스타일의 B 안을 가져갔었는데, 클라이언트 측에서 두 시안 모두 그들이 추구하는 브랜드 느낌을 잘 담아낸 것 같아 좋다는 반응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왼쪽의 A 안이 최종 선정되어 세상에 나오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첫 기억이라 더 기뻤던 순간으로 기억에 남는 것 같고, 그 이후에도 이 기억이 제게 많은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최근 1년간은 정말 수많은 프로젝트와 제안들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일들을 해볼 수 있었던 점은 좋았지만 가끔 여러 가지 프로젝트의 시안을 잡고, 다른 프로젝트로 넘어가서 일을 하는 동안 겹치는 상황들이 발생했을 때 조금 버거울 때가 있었어요. 그때는 스케줄을 관리하고 시간 분배를 잘 해서 작업에 차질이 없게 만드는 일들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것 같아요. 


또 매번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일어나는 일인데요, 보통 시안을 두 타입, 많으면 세 타입 정도 제작을 하는데 클라이언트로부터 이 시안들의 여러 요소들을 하나에 섞어달라고 요청하는 일이 많습니다. 물론 각 시안의 장단점이 모두 있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가 나올 때도 있지만 이 요구들을 어떻게 조율하고 반영해야 할지 고민하는 순간들이 언제나 과제입니다. 




그날 모이신 분들의 관심 분야였던 프로토 타이핑 툴을 이용한 인터렉션 디자인입니다. Framer 스터디를 통해 간단한 인터렉션을 구현할 수는 있지만 아직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옮길 만큼은 스크립트를 사용하지 못 해서 다른 분의 도움을 받곤 했는데요, 앞으로 출시될 여러 가지 툴 중에 제게 잘 맞는 툴을 찾아 좀 더 다양한 인터렉션을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비주얼로 디자인만 하고 끝나는 것보다는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지 고민할 때 더 좋은 아이디어로 발전시킬 수 있는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디자이너가 어느 정도 수준의 디자인을 뽑아내는 능력은 경력과 경험으로 어느 정도 이룰 수 있겠지만, 본인이 디자인하면서 세운 논리와 이유를 잘 풀어내 핵심을 전달하고 다른 직군의 사람들과 좋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능력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 것 같아요. 기획자의 의도를 잘 반영하면서도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를 녹일 때라던지, 개발하시는 분들께 디자인의 의도와 구현 방향을 전달할 때 어떻게 말하느냐가 참 중요합니다. 가끔 너무 서로의 영역을 구분하며 책임을 지우게 하려는 모습을 볼 때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있어요. 저도 그런 적이 없었는지 되돌아볼 때도 있고.. 그래서 최대한 방어적이지 않고 서로 가능한 부분을 맞춰가며 대화를 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려고 합니다. 


포스팅을 하고 보니 마치 자기소개를 쓴 것 같은 느낌이네요 ㅋㅋ 디자이너로 일하시는 분들에게는 공감이 되는, 디자이너가 되기를 희망하는 분들에게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이야기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디자인간 소속 직업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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