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좋은 건가 김이 좋은 건가 그것이 문제로다!
놀이터에서 실컷 놀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익숙한 향이 코 끝을 자극시킨다. 와~ 오늘 저녁은 감자찌개다! 어릴 적 내 최애 메뉴는 단연 감자찌개다. 그 뒤로는 박빙이긴 하지만 두부찌개다.
감자찌개가 저녁상에 올라오면 양념까지 듬뿍 떠서 김 솔솔 올라오는 밥 한켠에 올린다. 잘 익은 감자가 으깨지고 밥알에 양념이 잘 배도록 슥슥 비벼준다. 그리고 바삭하고 고소한 김을 올려 쏘옥 감싸서 입에 넣으면 그 순간만큼은 임금님 수라상 부럽지 않다. 밥 한 공기 뚝딱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그렇다. 어린 시절의 난 밥을 참 좋아하고 잘 먹는 아이였다. 그래서였는지 일찍부터 키가 컸고 초등학교 6학년 땐 우리 반 60명 중 남자아이 1명 빼고는 내가 제일 컸다. 항상 뒤 칠판에 붙어있는 자리에 앉았던 기억이 있다.
아부지는 강원도 평창, 어무니는 영월, 두 분 다 강원도 출신이신데 일찍부터 서울로 상경해 자리 잡으셨다.
그래서 우리 엄마 음식은 강원도 느낌이 많았지만 서울 분위기 한 스푼이 가미되어 정갈하면서 맛이 깔끔했다.
우리 집은 국보다는 찌개를 주로 먹는 편이었는데 그러면 난 꼭 뜨끈한 밥에 한 스푼 올려서 슥슥 비비고 김을 싸 먹었다. 두부찌개도, 된장찌개도, 김치찌개도 열외 없다. 이렇게 적고 나니 그냥 난 김을 좋아하는 건가? 싶기도 하다. 그만큼 다양한 음식들과 김의 조합을 참 좋아한다. 가래떡 구워서 김 싸 먹어 보았는가! 참기름 내 고소한 쑥절편 김 싸 먹어보았는가! 안 먹어봤으면 말을 마라. 한 번도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