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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운 여우 김효운 Jun 27. 2024

허공에 수를 놓는 바람 디카시

노을을 베껴 쓰는 남자

남자는 허공을 밟고 산다

종일 두레박처럼 하늘을 길어 올린다

녹내장 걸린 유리창을 닦는 모습이 논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닮았다

노을 묻은 손바닥을 탈탈 털면 저녁해는 주르륵 미끄러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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