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전기 픽업 트럭이 있다. 바로 테슬라가 야심 차게 내놓은 사이버트럭이다. 최근 라스베이거스 트럼프 호텔에서 사이버트럭이 연루된 폭발 사건이 발생해 전 세계 언론이 일제히 보도에 나섰다. 해당 사건의 전말을 둘러싼 수사도 이어지고 있는데, 이 폭발이 있기 불과 몇 시간 전, 미국 조지아주에서도 또 다른 사고가 벌어졌다. 전기차의 대표적인 리스크로 꼽히는 ‘화재’가 사이버트럭에 발생한 것이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보고된 화재는 사실상 폭발물에 의해 촉발된 것으로 파악됐다. 미 당국은 용의자의 신원과 사건 경위를 비교적 신속히 규명했고, 이번 사건이 정치적·이념적 테러가 아닌 현직 미 특수부대원의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극단적 선택이었던 것으로 결론이 나고 있다. 즉, 차량 자체 결함이 아니라 폭발물에 의한 피해였다.
반면, 조지아주에서 일어난 화재는 일반적인 전기차 화재 양상을 띠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조사 결과, 테러나 방화의 정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염이 주로 적재함과 타이어 주변, 그리고 실내 부근을 태웠다는 점이 이색적인 부분이다.
조지아주의 화재는 지역 소방대의 빠른 대응 덕분에 크게 번지지는 않았지만, 결국 차량 후면부가 전소되는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고무나 플라스틱 부품은 녹아내렸지만, 사이버트럭 특유의 스테인리스 스틸 바디는 형태를 유지했다고 소방 당국은 밝혔다.
미 소방 측은 화재의 근원이 사이버트럭에 탑재된 배터리 시스템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테슬라가 배터리팩 결함을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이번 조사 결과가 공개되면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잇단 사고 속에서도 사이버트럭의 내구성은 역설적으로 다시금 주목받았다. 라스베이거스 폭발 사건에서 수사 당국은 사이버트럭의 견고한 외장이 폭발 충격을 일부 억제해 인명 피해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조지아주 화재 역시 바디 프레임은 불에 어느 정도 견딘 모습이다.
문제는 배터리 관련 의혹이다. 테슬라는 이전부터 “특정 배터리셀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파악해 선제적으로 교체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공식 리콜은 내놓지 않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조지아주 화재가 테슬라에 어떤 부담을 안기게 될지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이버트럭은 출시 전부터 디자인과 기능 면에서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동시에 불안 요소도 함께 노출해 왔다. 계속되는 사고와 이에 대한 테슬라의 대응이 향후 소비자들의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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