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 ‘스트래티지(Strategy)’의 마이클 세일러 CEO가 각국 정부에 “비트코인을 담보로 한 고수익·저변동성 디지털 은행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그는 이 모델이 실현된다면 “전 세계 자금 수십조 달러가 특정 국가로 흘러들어가며 금융 패권이 새롭게 재편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세일러는 최근 아부다비에서 열린 ‘Bitcoin MENA’ 행사에서 국가가 직접 비트코인을 초과담보로 보유하고, 여기에 토큰화된 신용 상품을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은행 계좌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유럽·스위스 등 선진국 은행 금리가 지나치게 낮아 투자자가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국가 차원의 디지털 은행이 더 높은 이자를 제공한다면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일러는 자신이 제안한 구조를 도입한 국가가 막대한 해외 자본을 흡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디지털 신용 상품을 기반으로 한 포트폴리오 구성 방식과 변동성을 낮추기 위한 초과담보 설계 등을 제시하며, “제대로 설계된 디지털 은행은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새 금융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 직후 세일러의 회사는 약 1조 3,000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 1만 624개를 추가 매수했다.
그의 기업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총 66만 개를 넘어섰으며, 매수 평균가는 약 7만 4,000달러로 알려졌다.
올해 출시된 STRC(비트코인 기반 금융 상품)도 29억 달러 규모로 빠르게 성장하며 시장 관심을 모았다.
세일러의 비전이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일부 금융 전문가는 비트코인의 높은 단기 변동성을 지적하며, 고수익·저위험 상품을 비트코인 기반으로 설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위험도가 높다”고 우려했다.
특정 상황에서 대규모 인출 사태가 발생할 경우, 가치 방어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트코인은 최근 12만 달러 고점 대비 약 28% 낮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단기 조정은 있지만, 지난 5년간 누적 상승률은 1,100%를 넘는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변동성은 크지만 장기 성장성은 여전히 강력하다”는 분석과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세일러는 “비트코인을 기축자산으로 삼는 국가 단위의 디지털 은행 경쟁이 머지않아 시작될 것”이라며, 이번 제안이 단순한 기술 논의를 넘어 글로벌 금융 전략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비트코인이 향후 새로운 ‘국가 금융 경쟁력’의 중심에 설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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