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아트뮤지엄은 처음 방문해 보았다. 서울 한복판, 그것도 삼성역 근처 지하에 이렇게 큰 규모의 전시관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전시장 밖에 크게 걸려있는 <새벽부터 황혼까지-스웨덴 국립미술관 컬렉션> 현수막은 북유럽 낭만주의 작품을 본다는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기 충분했다. 토요일 3시에 방문했지만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그만큼 북유럽 예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다는 의미로 보였다.
전시 <새벽부터 황혼까지-스웨덴 국립미술관 컬렉션>은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시기, 당대의 젊은 스웨덴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조명하며 북유럽 특유의 예술이 어떻게 확립되었는지를 소개하는 전시다.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북유럽 예술의 입문용으로 매우 추천하는 전시이다. 작품이 무려 79점이나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북유럽 예술을 조망하기에 제격인 전시이다.
이 당시 북유럽 낭만주의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기성 예술 풍토에 대한 반항심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어느 시대나 새로운 예술에 대한 갈망은 존재했기다. 그리고 당시 역사화와 풍속화만을 고집하던 보수적인 예술계에 회의를 느꼈던 북유럽 낭만주의 예술가들은 새로운 회화 실험을 갈망하며 프랑스 파리로 향하며 독보적인 스타일을 탐구했다. 그리고 본국으로 귀향한 예술가들은 이국에서 습득한 실험적인 화풍을 고국의 자연환경과 일상에 적용하였고, 결과적으로 북유럽 특유의 예술을 확립하며 독보적인 북유럽 예술 스타일을 구축한 선구자작인 결과물을 이루어냈다.
나에게 있어서 북유럽 예술은 낯설지만은 않았다. 이미 칼 라르손의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북유럽 낭만주의 예술가들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에 매우 들뜬 상태로 전시를 관람했다. 전시를 관람한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북유럽 예술에 대해 정보를 가지고 있었지만 직접 작품을 보았을 때 오는 감동은 엄청났다. '백문불여일견'이라는 표현의 뜻을 체감한 전시였다.
북유럽 낭만주의 작품들 특유의 음울하면서도 따뜻하게 묻어져 있는 차분함은 나에게 직관적이게 다가왔고 오랜만에 전시를 전혀 어렵지 않게 관람했다. 섹션별로 자세한 설명들도 있어서 도슨트나 오디오 가이드가 필요 없다고 느낀 것도 좋았다. 온전히 작품을 바라봤고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했고 머릿속에 담았다.
작품들은 감탄의 연속이었고 작품들 하나하나 뚫어져라 관람을 했다. 숨겨진 디테일들을 이스터에그 찾는 느낌으로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여러 작품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과 'Hanna Pauli'의 'Breakfast Time'과 'Viggo Johansen'의 'An Artist’s Gathering'이었다. 북유럽 낭만주의의 주된 특징으로 보이는 ‘섬세한 빛’에 대한 묘사가 압권이었던 작품들이었다. 이런 느낌의 아침식사를 하게 된다면 매일매일이 행복할 텐데라는 막연한 행복을 전달해 주는 작품들이었다.
북유럽 낭만주의 작품들이 보다 아름답게 느껴졌던 이유는 자연을 중요한 주제로 다루기 때문이다. 이들의 작품들을 보면 평온하면서도 고요한 자연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동이 터 오르는 하늘을 묘사한 작품을 바라만 보고 있어도 숙연함이 느껴진다. 산, 바다, 숲 등 자연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강조하면서도 결과적으로 자연 속에서의 인간의 존재와 연결을 담아내는 작품들이었기에 직접적으로 와닿았다.
총 4개의 다양한 섹션으로 구성해서 지루하지 않게 북유럽 낭만주의 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었다. 전시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동이 튼 예술적 혁신이 예술적 성숙의 황혼기와 민족 낭만주의로 무르익을 때까지”라는 상징을 내포한 전시로 낭만 넘치는 북유럽 예술로 꽉 차 있는 전시였다.
낭만 넘치는 북유럽 예술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 <새벽부터 황혼까지-스웨덴 국립미술관 컬렉션> 매우 추천합니다. 되도록 사람이 없는 평일 오후에 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압도적인 디테일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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