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채운 한주 #6

2019년 1월 넷째 주를 채운 노래

by 하잎

벌써 2019년의 1월의 달력이 넘어간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고 무심하게 흘러간다. 2019년의 1월의 마지막 주를 채운 노래는 경쾌하면서도 쓸쓸함이 담겼다.


늘 그렇듯 떠나는 모든 것은 아쉽고 다가올 모든 것은 두근거린다.



01. 밴드 88 - 환상 특급


80년대는 나의 부모님의 청춘이 깃들어 있다. 나는 90년대에 태어났기 때문에 80년대의 감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공감능력이 있기 때문에 간접적으로나마 80년대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바로 이 노래를 통해서 말이다.


어머니가 이 노래를 들은 순간 80년대가 떠올랐다고 하셨다. 나에게 갑자기 왜 옛날 노래를 듣냐고 물어보실 정도였다. 나는 80년대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이 노래를 통해 어머니의 추억에 작게나마 닿을 수 있었다.


밴드 88은 1980년대 신스팝의 음색과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연출을 거듭한다. 자칫 촌스러울 수 있는 신스팝을 세련됨을 바꾸기 위한 '한 끗'을 찾기 위해 매진한다고 한다. 80년대의 무드를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노래를 적극 추천한다.



02. half•alive - still feel


과연 우리는 언제 '살아있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무언가에 몰두할 때 나는 살아있음을 느낀다. 멍하니 있는 것이 아닌 팔딱팔딱 뛰는 머리와 심장이 나의 살아있음을 증명한다.


흥겨운 리듬이 곡 전체를 지배하며 저절로 어깨와 목을 들썩이게 만든다. 독특한 안무로 구성이 된 뮤직비디오가 곡의 흥겨움을 더해준다.


고민이 많은 1월이었다. 희망적이지도 절망적이지도 않은 애매한 경계선에서 비틀거렸다. 만약 무기력한 늪에 빠져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중이라면 이 노래를 듣는 것을 추천한다. 어느새 열심히 허우적거리며 I still feel alive~를 외치고 있을 것이다.



03. Punchnello - Absinthe (Prod. by 0 channel, 2 xxx!)


오랜만의 펀치넬로의 신곡이라 반가웠지만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바로 '압생트'란 제목이다. 압생트는 고흐가 사랑한 술로 유명한 술이다. 한 때 환각 증상을 일으킨다는 성분 때문에 생산이 금지가 되었던 악명이 높은 술이다.


녹색 요정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압생트는 프랑스의 국민 술이었다. 오죽하면 저녁 5~6시를 초록 시간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특히 여러 예술가들에게 찬양을 받은 술로 반 고흐뿐만 아니라 보들레르, 마네 등 인상파 화가와 자연주의 작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펀치넬로는 이 곡을 통해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XXX의 Frnk를 연상시키는 비트 위에 날카로우면서 공격적이게 이어가는 랩이 인상적인 곡으로 최근 힙합 레이블 AOMG와 계약을 한 펀치넬로의 행보를 기대하게 되는 곡이다.



04. Tyga - Floss In The Bank


머리가 복잡할 때면 가끔 아무 생각 없이 들을 노래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본능적이게 흥겨움을 유발하는 노래들을 말한다. 이런 노래에는 래칫이나 트랩 장르가 제격이다. 오랜만에 래칫의 대표 주자라 할 수 있는 Tyga의 신곡이 나왔다.


Tyga의 장점이자 단점은 한결같다는 것이다. 장르의 특성이기도 하지만 항상 어느 정도 이상의 퀄리티를 보여주지만 새로움은 부족하다. 하지만 이것 또한 Tyga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은행에서 자랑질을 한다'는 floss in the bank란 아주 힙합적인 제목이 잠시나마 터무니없는 상상을 하며 기분전환을 시켜준다.



05. XXXTENTACION - Sauce!


참으로 논란이 많은 아티스트였던 XXXTENTATION의 유작이라 할 수 있는 XXXTENTATION 크루의 컴필레이션 앨범이 나왔다. 악마의 재능이란 별명을 가진 XXXTENTATION은 무장강도에 의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인지 Lo-fi 장르인 그의 노래들이 한 층 더 슬프게 들린다.


물론 XXXTENTATION의 죄는 용서받지 못한다. 하지만 그의 죄를 그의 예술과 결부시켜서 부정적이게 보는 것에는 많은 의견이 존재한다. 수많은 천재 아티스트들에게 인정을 받은 천재 아티스트 XXXTENTATION, 그의 작업물이 없어지지 않는 한 XXXTENTATION은 여러 리스너들의 기억 속에서 살아갈 것이다.



06. 검정치마 - 나랑 아니면


구름이 아파트에 부딪혀 산산이 부서질 것만 같은 푸른 하늘이 보인다. 어느새 노을이 구름을 적시고 창문을 붉게 물들인다. 마치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모든 것이 멈춘 하루다.


이 노래를 들으면 딱 위와 같은 장면이 떠오른다. 검정치마 특유의 아스라지는 목소리가 방안을 휘감으면 노래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이 순간이 끝나지 않고 영원히 흘러가기를 바라는, 마치 구름이 끊임없이 하늘을 가로지르듯이 멈춘 듯이 흘러가기만을 바라게 된다.


검정치마의 노래들을 좋아한다. 묘사할 수 없는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이 노래는 언제나 들어도 술에 취한 듯 온몸을 나른하게 만들어준다. 낭만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노래이다.




매거진의 이전글음악으로 채운 한주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