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러하듯 퇴근길 어느새 서점 앞에 당도해 있다. 특별한 목적이 있어 찾은 건 아니다. 퇴근길 무심코 닿은 곳이다. 서점은 마음의 솔메이트를 찾아 나서는 영혼들의 낙원이다. 그곳에 가면 마치 어떤 비밀스러운 세계로 들어간 듯한 기분이 든다.
머릿속으로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낼 아이디어들이 이미 자리 잡고 있으며, 마음은 알 수 없는 지적 탐험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서점의 문 앞에 서면 그 안에는 책이 아닌, 이야기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서점 안은 조용하고 고요한데, 그 속에는 떠돌아다니는 무한한 이야기들이 숨 쉬고 있다.
책 한 권 한 권은 작가의 마음을 담은 보물 상자로, 그 안에는 지적 허기를 채워 줄 수많은 지식과 경험이 촘촘히 가득 담겨 있다. 손으로 만져보면 마음이 뛰어오르고,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새로운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책장 사이로 빛이 스며들어 오면, 마치 미지의 길을 걷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 길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고, 생각의 폭을 넓혀 주는 길이다. 서점 안에 들어서면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이 들어, 이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는 욕구가 차오른다.
사색과 깨달음의 공간이다. 책 한 권을 들어서면 세계 여행을 떠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느 깊은 산골 마을에서부터 역사적인 유럽의 거리까지, 책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다른 풍경과 문화가 넓게 펼쳐진다.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서점 안에서는 세계 각지의 이야기를 만나고, 새로운 지식까지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마음의 허기를 채우는 것이 바로 책을 읽는 것이다. 지적 허기는 단순한 물리적인 배고픔과는 다르다. 그것은 영혼의 굶주림이며, 책은 그 굶주림을 풀어줄 수 있는 최고의 음식이다. 서점에 가 책을 열면, 마음의 허기가 차분하게 채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순간은 마치 마음의 식물이 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 지식의 물결이 마음을 촉촉하게 채워주며, 삶의 향기로운 꽃을 피어나게 만든다. 그렇게 서점에서 보낸 짧은 시간이라 하더라도 늘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것이다.
조금 전까지 가라앉아 있던 나의 몸부림치는 정신에 불을 붙여주었다. 지적 허기를 채우는 건 덤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