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않은 길, 가보고 싶은 길

인생의 방향

by 서담

삶을 살아오면서 종종 나는 내가 걷고 있는 길을 되돌아보곤 한다. 어린 시절 품었던 꿈과 이상이 지금의 나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과연 나는 원하는 길을 걸어가고 있는지 묻곤 했다. 그러나 그 질문에 명확한 답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가고 싶은 길을 걸어왔다고 확신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내가 가고 싶지 않은 길을 걸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마치 내가 선택하지 않은 길들 역시 그저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던 것일 뿐인 것처럼 말이다.


과거의 어느 순간들에서, 나는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데 집중했다. 그 길이 내가 원했던 길인지는 분명치 않았지만, 나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동안 그 길은 점차 나의 길이 되었고, 언젠가부터는 가고 싶었던 길로 변해 있었다. 삶이란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걷는 길은 종종 우리가 처음에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펼쳐지지만, 그 끝에 다다랐을 때는 그 길이 우리의 길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가지 않은 길'은 단순히 내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걷지 않은 길일 수도 있다. 가고 싶지 않아서 피한 길이 아니라, 아직 나에게 그 길이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일 뿐이다. 어쩌면 어느 시점에서는 그 길이 다시 내 앞에 나타날지도 모른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은 아직 끝을 알 수 없는 여정이지만, 어느 순간 가지 않은 길과 교차하거나, 내가 한때 가보고 싶었던 길과 맞닿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그 가능성을 열어두며, 오늘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가끔은 '가보고 싶은 길'이란 환상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눈앞에 펼쳐진 길보다 더 매력적이고 흥미롭게 보이지만, 그 길을 향해 나아가려는 용기가 부족했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내가 원하는 길은 먼 곳에 있지 않았다. 현재의 길이 곧 내가 가고 싶은 길이 되었음을 깨닫는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순간, 그 길은 비로소 나에게 의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결국, 가보지 않은 길이건 가보고 싶은 길이건,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걸어가고 있는 길이 가장 중요한 길임을 배운다.


삶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새로운 길이 열리고, 그 길이 내 인생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나는 그 모든 길이 내 앞에 열려 있음을 안다. 지금 걷고 있는 길이든, 아직 만나지 않은 길이든, 결국 그 모든 길은 나에게 주어진 삶의 한 부분일 뿐이다. 어느 날 문득 내가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보며, 가지 않은 길이 내 앞에 새로운 길로 나타났음을, 그리고 그 길을 걸어가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가지 않은 길과 가고 싶은 길은 결국 하나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그 길이 어떤 모습으로 나에게 나타나든, 나는 그 길에서 나 자신을 잃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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