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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될tobe Nov 15. 2021

월요일은 신나는 날이다

월요일은 신나는 날이다.


첫째가 정규수업과 방과후 수업을 연달아 하고

무려 3시 10분에 귀가 하는 날이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내가 오롯이 쓸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긴 날이라는 것이다.


오늘은 월요일.


피부과 예약이 되어 있는 날이다.

눈 알러지 때문에 안과도 가게 되었지만 괜찮다.

그 쯤이야


첫째를 등교 시키고

둘째 등원 준비와 나의 외출 준비로 바쁘게 움직여 문을 나선다.

오늘은 내가 차도 쓰기로 했기 때문에

약간 설레는 맘으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간다.

아이를 카시트 앉히고 

운전석으로 가 시동을 건다.


'어?

브레이크가 뭔가 이상하다.

시트가 너무 뒤로 가서  다리가  짧게 느껴지는 것인가?

아니면 오늘 호기롭게 굽있는 신발을 신어서 그런가?'

신발을 벗고 브레이크를 한번 밟아본다.

'하아......'

브레이크 오일 교체 경고등이 떴었는데

고장이 나고 만 모양이다.

엉엉


급해졌다.

병원 예약시간 40분 남음.

아이 등원 시키고 걸어가야 함.

집에 가서 운동화 갈아 신고 갈 시간이 없음.

나 오늘 아이패드, 키보드, 책, 충전기, 화장품 바리바리 싸서 나옴.

거기에 구두 콜라보.

아이를 부랴부랴 데려다 주고

빠르게 걷는다.

누가 쫓아오는 것처럼.

하필이면

오늘따라 안개가 또

거의 비행기타고 구름 안에 있는 모양새다.

나의 가늘고 숱없는 직모는

아침 고데기가 무색하게

두피에 찰싹 찰싹 초라하게 달라붙기 시작한다.

25분쯤 걸으니 걸음이 느려진다.

뜻하지 않게 공복 유산소운동이다.

근데 나 기력이 너무 딸린다.

어쩌지..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갑자기 망가진 차도,

미용실 갈 때가 되어 초라해진 내 머리도,

불편한 신발도..

병원 진료를 마치고 먹으려 했던 밥집의 늦은 오픈시간도,

가려고 했던 책방의 월요일 휴무도....


요새 잘 안 먹은 메뉴를 먹어서 기분 전환을 시도하려 했으나

역시나 애매하게 남은 오픈 시간에 기력없는 내 몸

김밥 나라에 가서 쫄면을 먹는다.

먹고 나니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다.

(돼지같다.. 아니야 이건 기력충전을 위한 에너지원을 집어넣은 것 뿐이야)

가려던 책방이 문을 닫았으니

새로운 곳에서 맛있는 커피를 먹어야겠다.

근데 다리랑 발이 아프다.

이대로 집에 갈 까 그냥..

결국 흔해빠진 프랜차이즈 카페로 간다.

그래도 안가본 지점이라 괜츈하다.


아.. 근데 이따가 언제 집에 가지

 

나의 낙

나의 월요일이

이렇게 고되게 지나가고 있다.


곧 방학이 오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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