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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감

니코스 카잔차키스 묘비명

by 혁이창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I hope for nothing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I fear nothing

나는 자유다 I am free

정확히 보면 “Δεν ελπίζω τίποτα”에서 “ελπίζω”는 영어로 “hope”에 해당하는 단어라고 한다.

즉, 직역하면 “나는 아무것도 희망하지 않는다.” 또는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라는 뜻에 가깝다고 한다.


보통 이 문장을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로 번역하지만, 여기서 “바라다”는 욕망(want)보다 기대(hope)에 가까운 느낌을 가진다고 보아야 원문의 의미을 흐리지 않을 수 있겠다. 그래서 더 정확한 해석은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라고 볼 수 있겠다. 불교에서 말하는 상(相)을 짓지 않는 것과 같다고 보여진다. 상(相)을 짓지 않으면, 보이는대로 볼 수 있게 되니 집착하지 않게 된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의미로 다가온다.


이 묘비명 원문의 의미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니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진정으로 자유로운 존재다.”

라는 철학적 선언으로 해석했어야 했다는 것을, 이 묘비명을 알게 된 후 한참이 지나서야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다. 2025년 2월 16일.

혁이창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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