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키지 마라, 하게 하라 中
각종 면담과 워크숍을 통해서 정돈한
후배가 힘들어 하는 업무상황 몇 가지 상황의 항목을 보십시오.
통계수치를 바탕으로 한 것은 아니어서 정성적인 의견입니다만
회사의 업무지시 현실을 아주 정확히 보여줍니다.
“설마 우리회사는 아닐 거야” 라는 생각을 부디 접기를 바랍니다.
감히 장담컨대 우리나라에 있는 거의 대부분의 회사는
이러한 내용이 고스란히 적용될 것입니다.
저는 아무도 하지 않고 모두가 하기 싫어하는 허드렛일만 계속하고 있어요.
이런 일을 통해서 내가 성장하고 있고 기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도무지 가질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더더욱 주눅이 드는 것 같아요.
복사, 회의실 예약과 자리셋팅, 문서에 있는 자료 파일로 옮기기 등 이런 일들만 몇 년째…
이렇게 가만있으면, 서류정리, 복사만 하는 사람으로 계속 남아있을 거 같은데
이런 일천한 경험과 능력만으로 나중에 이직이라도 할 수 있는 건가요?
일단 대기는 군대에서나 하는 건 줄 알았어요
그런데 입사한 첫날부터 저는 면벽수행(面壁修行)을 했어요
심지어 입사하고 나서 제 업무용 PC를 받은 것은 3일이 지나서였으니까요.
그 동안은 아무것도 없이 회사 로고 박인 다이어리하고 볼펜하나 달랑들고
책상에 멍하니 앉아있었어요.
벌써 입사한지 한 달 정도가 흘렀는데, 제가 하는 일은 거의 없어요,
주변의 선배는 분위기 파악하는 시간이라고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것이 얼마나 고역인지 몰라요.
시간도 안가고, 나는 이 팀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인가 하는 자괴감도 들어요.
가장 참기 힘든 말이 뭔지 아세요?
“너는 그냥 가만히 있어“라는 말이에요.
심리학관련한 유튜브를 보다가 “무망감(無望感, hopelessness)라는 단어를 들었어요.
무망감은 희망이 없다고 느끼는 상태인데, 우울증의 주요한 증상이래요.
특별한 역할이 없이 두리번 거리면서 책상에 앉아있는 모습이 딱 저에게는 무망감이에요.
못된 선배는 어떤 선배인지 아세요?
일 시키지도 않고 안 했다고 혼내는 선배예요.
이보다 더 나쁜 선배는
일 시켜놓고 시킨 것만 했다고 혼내는 선배예요.
이보다 더 나쁜 선배는
일 시켜놓고 그걸 뭐하러 했냐고, 왜 그렇게 했냐고 발뺌하는 선배예요.
3일간 야근하면서 겨우겨우 했더니, 결국 안 해도 될 일을 한 거였어요.
말을 못했지만, 속으로 분을 삭였지요.
애초에 자기가 일을 잘 못 지시한 거죠. 엉성하게 말이죠.결국 그 탓을 모두 저에게 돌려요.
지금 생각해 보면, 과연 그 선배가 그 일을 하는 방법을 알고나 있었는지 의심이 들어요.
지금은 힘들고 고되어도 견딜 수 있어요.
원래 신입사원 때는 고생 좀 한다는 거 잘 알고 있고,
각오도 어느 정도 했었어요.
하지만 제가 가장 힘들고 참을 수 없는 것은
위의 선배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고 꽉 막히게 느껴져요.
선배님들이 일하는 모습이나 말하는 수준이나 뭐 그런걸 보면 말이에요.
“내가 이렇게 몇 년 정도 지나면 저 사람처럼 되나 보다!”하는 생각이 들면
정말이지 아찔해요,, 쩝”
게다가 제가 하는 업무와 입사한지 몇 년 된 선배가 하는 업무가 별반 다르지 않아요.
선배인 그분도 그분이지만 미래의 저도 걱정되네요.
이러한 잘못된 업무지시의 모습이 우리 조직생활 속에서 만연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어떤 업무지시를 해야할까요?
이제부터 차근차근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바람직한 업무지시란 무엇인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