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결혼이 온다

(1) 준비를 위한 준비

by 석촌호수 주민

"최대한 놀다가 결혼해라"

"결혼은 현실이다"

"결혼하면 안정감이 생긴다"


결혼을 이야기하면 한번 이상 결혼을 경험한 선배들이 비슷한 말을 쏟아낸다.


결혼을 후회(?)하는 선배들도 꽤나 아내 그리고 가정에 진심이었다.


나에게 결혼은 당연한 일이었다.


비혼주의자, 독신주의자가 많아진 대한민국이지만

여전히 결혼적령기(액면가에 따라 다름)가 지난 이들이 미혼이라고 하면

왜 결혼을 안 했는지 먼저 궁금해하는 현실이다.


또한 40대까지 빛나던 골드미스, 미스터가 나이가 들수록

그 빛이 바래지는 걸 종종 봐왔기에 결혼을 하지 않은 나를 상상할 수 없었다.


20살 이후로 자취를 해왔기에 늦은 밤 귀가 후 오는 집 안의 공허함을 안다.

끝나지 않을 미래의 외로움이 두려운 게 가장 큰 이유다.


물론 결혼이 목적은 아니다.

결혼을 하고 싶은 사람과 연애를 하고 싶었다.


운이 좋게도 31살 가을 연애를 하고 싶은 사람을 만났고

오랜 시간 함께 있기로 마음먹었다.


빠르지만 깊게 서로를 이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9개월 정도였다.


누군가는 왜 벌써 결혼을 결심하게 됐는지 궁금해하겠지만

가볍지 않은 마음으로 결혼을 준비하게 됐다.


연애를 하면 상대방의 세상이 내게로 온다.

결혼을 결심하니 이제 적응이 끝나가던 세상에 신대륙이 열렸다.


2023년 7월 습기와 더위 콤보를 이겨내는 동시에

플래너 상담, 여자친구 부모님 인사 단계를 완료했다.


여전히 실감이 안 나고 결혼 준비에 대해 이해하고 있지만

어떻게 해도 결과가 아쉬운 찝찝함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결론은 행복하다는 전제 하에 본격적인 결혼 준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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