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천리

느린 걸음으로

by 크리스티나

브런치스토리라는 플랫폼에 얼떨결에 글을 발행하기 시작한지 두 달이 흘렀네요. ^^ 그리고 오늘 구독자 30명을 돌파했구요.


저의 주변인들은.. 가장 가까운 동생이나 조카를 포함해서요... 저의 글을 읽지 않습니다. ㅎ ㅎ 제가 쓸모도 없는 글을 연재하는데 대해 다소 냉담한 반응입니다. ^^ 이 상황은 충분히 예상했던 것이고 이것이 저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우보천리'라고 했지요. 느린 소의 걸음으로 천리를 간다는 의미입니다. 처음 글을 쓰기로 결심했을 즈음 아무런 실익이 없는데도 무언가를 계속 할 수 있는 마음이 몹시 궁금했습니다.


그 마음을 알고 싶어하다가... 결국, 모두가 판을 떠나도 홀로 남아서 무엇이 되었든 써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네요. 몇 명의 독자가 내 글을 읽든, 칭찬을 하든 비난을 하든.. 나는 내가 하고 싶은 혹은 해야만 하는 이야기들을 하겠다는.. 그런 단단한 마음 말예요.


연일 더위가 대단합니다. 여름이니 더운 것도 당연하고... 사람들이 더워서 못살겠다 아우성을 쳐도 이 무더위 속에서 벼는 키를 키우고 옥수수는 알알이 익어갑니다.


살아보니 책이나 사람을 통해 배우는 것도 있지만 쉼없이 흐르는 시간과 자연이 깨우쳐주는 것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머리 싸매고 애를 쓰지 않았는데도 사는 이치를 그래도 조금은 알게 된 것을 보면 세월에 빚진 바가 크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늘 느림보였네요. 그 느린 걸음이 원망스럽지 않아요. 느리게 걷는 만큼 저는 주위의 풍경들을 충분히 즐기며 올 수 있었거든요. 비록 그것들이 물질이나 세상의 명예나 지위... 이런 것들을 제게 주지 않았지만 저는 저의 만족으로 오늘도 소의 걸음을 묵묵히 걷습니다.


이 여름도 조금만 견디면 선선한 가을바람에 자리를 내어줄거예요. 건강 잘 살피시고 어떤 상황에서도 평화 누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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