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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보현 Sep 27. 2023

아이에게 진정으로 좋은 교육 환경은 무엇일까?

맹모삼천지교(후한서)

   아이에게 진정으로 좋은 교육 환경은 무엇일까?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맹자의 어머니가 세 번 이사하면서 교육하다. - 후한서 


   사람들은 맹자의 어머니가 세 번 이사를 한 이유를 오해하곤 한다. 우선 맹모삼천지교의 내용을 살펴볼까? 


   맹자의 어머니는 남편 없이 혼자서 맹자를 키운다. 처음에 맹자와 맹자의 어머니는 묘지 근처에서 산다. 그곳에서 맹자는 곡을 하는 시늉을 하며 놀이를 한다. 이에 맹자의 어머니는 교육 환경을 바꾼다. 맹자의 어머니는 다음으로 시장 근처로 이사를 간다. 맹자는 시장에서 장사하는 시늉을 하며 놀이를 한다. 맹자의 어머니는 마지막으로 서당 근처로 이사를 한다. 이제 맹자는 서당에서 단정히 앉아 공부를 하기 시작한다. 맹자의 어머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맹자는 자라서 학식 높은 선비가 된다. 


   흔히 사람들은 맹자의 어머니가 묘지, 시장이라는 좋지 못한 환경에서 벗어나고자 했다고 해석한다. 정말로 묘지나 시장은 좋지 않은 환경이며, 서당만 좋은 환경인 걸까?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어쩌면 맹자의 어머니는 묘지와 시장, 서당이라는 세 가지 교육 환경 모두가 순서대로 필요하다고 판단해 아이가 모두 경험하게 한 것일 수 있지 않을까? 


   로버트 스턴버그에 따르면, 아이는 자라면서 지적 활동보다 감각 활동을 먼저 개발한다. 맹자가 묘지에서 곡을 하는 시늉을 하는 것, 시장에서 장사하는 시늉을 하는 것은 감각 활동을 개발하기에 좋은 환경이었다. 그곳에서 맹자는 삶과 죽음의 문제, 그리고 경제와 사회 교류를 입체적으로 놀이를 통해 감각해 배운다. 그다음으로 맹자의 어머니는 아이가 지적 활동을 개발할 수 있는 곳인 서당으로 이사한다. 그곳에서 맹자는 지적인 활동인 책 공부를 해나간 것이다. 

 

   아이에게 진정으로 좋은 교육 환경은 무엇일까? 우선적으로, 오감을 활용하여 많은 걸 느끼며 놀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성급히 아이에게 공부만 시키면 안 되지 않을까? 산과 뜰과 흙에서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다음으로, 공부를 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지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도서관과 서점, 책이 구비된 방에서 아이는 머리를 쓰게 될 것이다. 


   책 공부가 다가 아니다. 그전에 아이에게는 감각할 수 있는 놀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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