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고, 너는 너야
‘우린 틀린 것이 아닌 그저 서로 다를 뿐이다.’
어릴 적, 학교에서 보여준 인종차별에 관한 다큐멘터리에서 나온 문구였다. 나는 이 문구를 모든 것에 적용한다.
밖에 나가 사람들을 만나면서 에너지를 채우는 사람과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에너지를 채우는 사람, 서로 다른 성향의 두 사람이 만났었다.
어느 날, 한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쉬는 날에 친구들 만나서 놀다 와. 아니면 혼자라도 쇼핑 다녀오고 동네 구경이라도 나갔다와 봐. 진짜 좋아.”
친구가 많고 외향적인 사람은 친구가 별로 없고 조용한 사람을 안쓰러워했다.
이해는 했다. 나의 연인이 나와 같은 경험을 통해 즐거웠으면 하는 마음이란 것은 안다. 하지만 그는 추천이 아닌 강요였다.
두세 번 반복되는 그의 강요에 결국 이렇게 말했다.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조용히 즐기는 게 더 좋아. 친구를 일부러 안 만나는 것도 아니고 혼자라고 심심한 것도 아니야. 난 충분히 잘 즐기고 있어.”
그는 이해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지인들과도 친하게 지내길 원하였다.
하지만 그의 바람은 너무나 부담스러웠고 불만을 이야기해 봤지만 돌아온 대답은 오로지 상처뿐이었다. 일종의 가스라이팅인 것이다.
자신을 불쌍해하고 안쓰러워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그가 점점 미워지기 시작했다.
결국 참다못해 그에게 말했다.
“각자 성향이 다를 수 있지. 다른 걸 인정하고 내버려 두면 될 일이야. 왜 자꾸 나는 틀리고 너는 맞다고 생각해? 이걸 이해 못 하겠으면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말고 너와 맞는 사람을 만나.”
그는 그냥 조용히 이 말을 받아들였다.
연인 사이뿐만 아닌 모든 관계, 모든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흔한 문제이며 생각보다 쉽게 해결되지도 않는 문제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자. 나의 기준을 다른 사람에게 적용하지 마라. 그 사람도 자신만의 기준이 있는 것이니 내가 침해할 권리는 없다. 나는 나고, 너는 너다.
이 문제의 근원은 결국 ‘존중’인 것이다.
간단하고도 당연한 말이지만 실천으로 보여주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꼭 스스로 깨달아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