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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현아 Jun 24. 2020

창업, 처음엔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고?

정신승리일 뿐이다.

*이 글은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을 읽고 얻은 감상을 기반으로 한 것입니다.*



흔히 창업가들이 얼마나 실패를 많이 했는가는 포켓몬고에서 얻는 뱃지처럼 자랑스럽게 회자된다.


그러나 이 모든 실패는 과연 값진 것인가?


우리는 실패라는 일련의 과정을 통과해오며 많은 것을 소모한다. 에너지, 명성, 좌절감, 무엇보다도 시간...


어떤 하나의 잘못된 가정 하나가 여러 번의 테스트와 실행과 검증을 거쳐 결국 실패라는 명시적인 선고를 받게 되기까지, 우리는 실패를 부정하고 인정하지 않으려고 몸부림친다. 아니다, 내가 잘못된 가정을 한 게 아니라 테스트가 잘못되었다. 아니다, 실행이 잘못된 것이다. 아니다, 때를 잘못 만나서 그런 것이다...


그러나 인정하고 싶지 않다고 해도 소용 없다. 당신이 실패로부터 가장 잘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은 실패를 빨리 인정하는 방법 뿐이다. 최소한 시간의 소모를 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패를 인정한다는 판단을 내리는 것은 정말이지 쉽지 않다. 몇몇은 나의 제안이 무척 마음에 든다고 말했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고, 사용자 조사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간이란 동물에게 가장 큰 비극은 오직 자신만이 자기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자신이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란 어렵다. 실패를 판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프로토타이핑(혹은 프리토타이핑)을 통해 얻은 객관적인 데이터가 말하는 것을 해석하는 것이다. 


내가 차마 못하겠다면 (혹은 편향된 판단을 내릴 것 같다면 ) 제3자에게 데이터를 확인해줄 것을 부탁하자. 어떤 불순물도 섞이지 않은 데이터에서 (확증 편향 없는) 이 아이템이 잘 될지 안될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자.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그리고 미련없이 쿨하게 move on 하는 것이다. 세상은 넓고 아직 문제 투성이다. 따라서 해결해야 할 일들과 제안할 수 있는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 실패의 유예기간을 늘이는 것은 자기연민적인 행동이다.


안타까운 것은 아이템이 실패로 판정난 것보다 당신이 손해본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시장은 얼마나 많이 바뀌었고, 경쟁자들은 얼마나 많이 성장했으며, 기회들은 얼마나 많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을 것인가? 창업에서 타이밍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어떤 시대에는 잘 되는 아이템이 어떤 시대에는 실패하기도 한다. 따라서 더이상 소중한 시간을 손해보지 말고 과감하게 아이템에게 실패의 선고를 내리자. 


아이템님, 사망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주 약간만 실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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