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9) 가장 좋아하는 수업 시간은

창문 너머 배운 가리킴, 창문 너머 못 배우는 가르침

by 오 캡틴 마이 캡틴

“오늘 체육 들었어요?”

“오늘 체육 시간에는 뭐해요?”

수업은 마법 같은 시간이다. 학생들의 눈빛에서 흥미와 호기심이 번뜩이는 순간을 포착하는 것은 교사로서 가장 큰 보람이다. 수업 시간마다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비결은 바로 그들의 관심사를 정확히 읽는 것이다.

학생들이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수업 시간은?

정답부터 말하자면 정답은 체육 수업 시간이다.

시시각각 답이 바뀔까?

아니다. 답정나.

답은 항상 정해져 있고, 나는 체육 수업 시간만큼은 꼭 사수해야 한다.


학생들이 등교하면 1교시도 시작하기 전에 꼭 하는 말이 있다.

“선생님 오늘 체육 들었어요?”

시간표를 확인하며 무언의 대답을 고개로 한다. ‘끄덕’

체육 수업 시간은 학생들에게는 해방구이자 일탈(학생의 신분 내에서)이 비공식적으로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시간이다.

여기에다가 대답을 한다는 것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거나 에피소드 ‘1~6교시의 법칙’의 내용처럼 학교의 세계관을 파괴할 수도 있다. 이 행위는 아이들의 질문을 절대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라포(rapport)가 형성되었을 때 사용되는 질문에 대한 긍정의 답이지만 나에게만 대답한 나만 간직할 수 있는 비밀 같은 언어 행위인 것이다.

‘바늘 가는데 실 가는 것’처럼 따라오는 다음 질문이 있다.

“선생님, 오늘 체육 시간에 뭐해요?”

이 질문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은 무섭도록 맹목적이다. 체육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에 따라 오늘 자신의 하루가 결정되며 그 시간만을 기다리는 맹수와도 같다.


1교시가 끝나고 학생 한 명이 다가온다.

“선생님 오늘 체육 시간에 뭐해요?”

이따가 체육 시간에 알려주겠다고 말한다.


2교시가 끝나고 또 다른 학생이 다가오며 물어본다.

“선생님 체육 수업 먼저 하면 안 돼요?”

안 된다고 말한다.


3교시가 끝나고 평소 장난이 심한 지우가 다가오며 물어본다.

“선생님 오늘 피구 해요”

“아니, 오늘은 도전 활동 중에 높이뛰기 할 거야”


4교시가 끝나고 점심시간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평소 다른 수업 시간은 거의 관심이 없고, 예의 없게 행동하여 친구들에게 피해를 많이 주는 소위 체육 수업에만 목숨 걸고 참여하는 학생이 이렇게 물어왔다.

“5교시 체육 시간이니까 미리 체육관에 가 있어도 돼요?”

“아니”


체육 수업은 단연코 대다수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답답한 교실을 벗어나 체육관, 운동장에서 뛰놀 수 있는 자유로움은 아이들에게 천국 같은 시간이다.

특히 축구나 피구 같은 구기 종목은 학생들의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발산할 수 있는 기회이다. 이 외에도 달리기 등과 결합 된 움직임이 많은 활동을 좋아하며 놀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기술을 익히는 도전 활동(멀리뛰기, 높이뛰기 등) 및 표현 활동(무용)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학원으로 인하여 절대적으로 놀 시간이 부족한 우리 아이들. 방과 후 학교 운동장과 놀이터에는 여유롭게 노는 아이들을 찾아보기 무척 힘들다. 그래서 학생들은 학교 체육수업 시간을 무척이나 기다린다. 이렇게나 목을 빼고 기다리는 수업이 과연 또 있을까? 학생들은 백이면 백 모두 체육 수업 시간을 거의 신봉하다시피 우러르고 목말라한다.

일반적인 교실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대부분 제자리에 앉아서 활동을 한다. 떠들지 말아야 하고,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체육 시간만큼은 어느 정도 학생들의 행동 특성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교실이라는 답답한 공간과 무거운 학습 분위기, 딱딱한 책상과 의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거부하기 힘든 제약이자 권위이다. 바로 이러한 반복되는 일상과 부담이 학생들을 신체적으로 자유롭고 마음껏 기운을 발산할 수 있는 체육 과목의 사랑으로 표현된다고 생각된다.


체육에 대한 사랑은 가히 절대적이며 무섭도록 맹목적이다. 혹시라도 체육을 하지 않거나 본인들이 생각하는 방향의 수업이 아니라면 그 불만은 하늘을 찌를 정도이다. 위의 학급 모습에서 묘사된 것처럼 체육 수업이 들은 날에는 다른 교과 수업 시간뿐만 아니라 쉬는 시간, 기타의 시간에도 "선생님! 오늘 체육 시간에 뭐해요?" 라며 모든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물어볼 정도로 신경을 곤두세운다.

우리의 학생들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계속 체육 수업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이다. 학생들에게 행복한 현실과 즐거운 학교에 대한 꿈과 희망을 안겨주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몸을 마음껏 움직이며 땀을 흘리는 그 순간, 학생들의 얼굴에는 순수한 즐거움이 가득하다. 모든 수업에서 학생들이 행복과 즐거움을 찾을 수는 없겠지만 학생들이 웃음을 잃지 않고 행복해할 수 있는 길이 체육 수업에 있다면 그 사실을 인정하고 아이의 학교 생활을 응원하며 조금이라도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모르는 척 실눈을 뜨고 바라봐주자.

감사의 말: 오늘 학교에서 안 다치고 즐겁게 보냈니? 엄마, 아빠도 체육 시간을 가장 좋아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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