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중 매월 납입해야 하는 정기적금을 이용하지 않고, 남는 현금을 통장에 넣어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잘 알지도 못하는 투자상품에 고수익을 바라면서 많은 돈을 투자하기도 하죠. 현재 은행 적금에 적용되는 금리가 연 2%도 안 되는 초저금리의 상황이다 보니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돈 좀 모아본 사람들은 이자율과 저축은 크게 상관이 없다고 말합니다. 돈 모으는 방법의 첫 번째 시작은 언제나 정기적금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자신의 돈을 자신 마음대로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 즉 돈을 바인딩(묶음)하는 것, 이것이 돈 모으기의 핵심입니다.
정기적금은 매월 같은 날짜에 돈이 인출되어 은행에 보관됩니다.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차곡차곡 돈이 모이죠.
정기적금과 달리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만큼 저축할 수 있는 자유 적금은 저축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할 확률이 큽니다. 저축의 강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자유 적금도 돈을 모으기 쉽지 않은데, 남은 돈을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한 은행통장에 보관한다면 어떨까요? 누구나 돈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돈 쓸 곳이 생기게 되죠.
아무런 제약 없이 돈을 인출해서 쓰다 보면 목돈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과소비의 제물이 되고 맙니다. 전세자금, 결혼자금, 확실한 목돈의 필요 시점까지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면 이자율이 높고 낮음을 따지기보다 강제적으로 모을 수 있는 정기적금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목돈 모으기를 실천할 수 있습니다.
직장인이 가입하는 정기적금의 월 납입액을 보면 10만 원, 20만 원, 30만 원, 50만 원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소액 적금으로 들 경우 목표를 정해두지 않는다면 소비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쪼개서 가입하는 적금은 만기가 자주 돌아옵니다. 그래서 이 돈을 어디에 쓸지 고민하게 되죠.
연 1.8% 이자율 월 30만 원 적금을 1년 동안 가입할 경우, 만기금액으로 약 363만 원을 받습니다. 소액 적금은 목돈이라 생각되지 않아 자연스럽게 소비 욕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통장의 경우 목적에 따라서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조사, 용돈, 여행과 같이 필요한 상황에 따라 꺼내 쓸 수 있도록 말이죠.
하지만 적금은 목적을 정하지 않고 단순히 소액으로만 모을 경우 충동적인 소비로 연결되기 쉽습니다.
가령 목적 없이 모아둔 적금 만기가 돌아올 경우, 백화점에서 아이쇼핑을 했다면 사고 싶은 물건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홈쇼핑에서 광고하는 멋진 패키지여행상품이 끌릴 수도 있고요.
저축이란 흩어져 있는 현금을 한 곳에 모아 큰 목돈을 모으는 것이 우선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만기 금액에 대한 목적이 약하고, 소액으로 나눠서 저축하다 보면 돈이 모이지 않고 흩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목표를 정하고 그에 맞는 월 액수를 정하면 좋습니다. 천만 원 모으기, 1억 모으기처럼 목돈을 목표로 월 납입금을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므로 1년 정기 적금을 가입할 때 반드시 십만 원 단위일 필요는 없습니다. 월 42만 원, 월 165만 원으로 납입하는 적금을 가입해 보세요. 그럼 만기 금액으로 500만 원, 2000만 원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월 납입금, 만기 금액 예시]
※ 월 413,750원 연 1.6% 금리 1년 적금 시 만기에 이자소득세 제외하고 5,001,315원
※월 1,655,500원 연 1.6% 금리 1년 적금 시 만기에 이자소득세 제외하고 20,005,260원
직장인이 정기적금에 집중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급하게 돈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죠.
급한 돈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정기적금 가입을 꺼리고 돈을 입출금 통장에 보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입출금 통장은 금방 쓰기 쉬운 돈입니다.
급한 일로 돈이 필요하다면 가입한 정기적금을 중도해지하면 됩니다.
보통 정기적금의 금리는 연 단위로 적용됩니다. 금리 연 2%의 적금 은 계약자가 낸 돈에 1년 간 2%의 이자를 지급합니다.
연 이자율 2%로 1년 간 월 100만 원씩 내는 적금을 예로 살펴볼까요? 이때 납입 원금 1200만 원이 전부 1년 간 맡겨지는 것은 아니므로 총 이자는 [1200만 원 x 2%]으로 볼 수 없습니다.
첫 번째 달에 납부한 100만 원만 12개월 동안 은행에 보관되므로 2% 이자가 적용됩니다. 마지막 달에 낸 100만 원은 딱 한 달만 은행에 맡긴 셈이니 2%의 1/12 정도의 이자를 받을 수 있죠.
위 방식으로 계산해 보면 1년 간 이자 13만 원을 받게 됩니다. 원금으로만 이율을 계산하면 약 1.08% 정도 이자가 붙습니다.
※ 여기서 잠깐! 적금 예금의 차이도 알고 있나요?
적금 매월 일정한 금액을 납입해서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만기 원리금으로 지급받는 저축
예금 매월 불입하는 금액 없이 일정한 금액을 한 번에 납입하고 만기에 만기 원리금을 지급받는 저축
‘중도해지이율 때문에 손해가 나진 않을까요?’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중도해지이율은 원래 지급하기로 했던 이율보다 낮은 이율로 지급된다는 뜻입니다.
중간에 해지하더라도 이자를 못 받거나 원금의 손실이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연 2% 적금 금리보다 적은 이자를 지급한다는 뜻으로 이해해 주세요.
그 차이는 몇 천 원에 불과합니다. 입출금통장이나 CMA 계좌에서 지급하는 이자보다는 많을 겁니다. 그러므로 괜한 걱정 때문에 소비를 유혹하는 입출금통장에 목돈을 넣어둘 필요는 없습니다.
월급을 가지고 목돈을 적절히 투자해 큰돈을 모은 사람은 거창한 투자에서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작은 돈을 모아 목돈으로 키우는 일이 첫 번째 임무이죠.
저축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소비 통제가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왜 자신의 월급에 맞는 소비를 하지 못하고 자꾸만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되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저축을 먼저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기적금 납입금액은 통장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돈입니다. 즉, 자동으로 저축을 매월 반복하게 만드는 장치인 셈이죠. 내 통장에 돈이 없으면 자연히 소비심리는 줄어듭니다.
이것이 바로 선저축 방법입니다. 돈 좀 모아본 사람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실은 소비 통제가 안 돼서 저축이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저축을 안 해서 소비 통제가 안 된다는 말입니다. 이 세상에 가장 좋은 저축은 바로 먼저 해버린 저축, 바로 선(先)저축이 선(善)저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