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서 40대로 접어들면 힘듭니다.
남에겐 숨길 수 있을지 몰라도 체력이 예전보다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한다면 40대가 된다는 건 살아온 시간보다 남아있는 시간이 더 짧다는 뜻입니다. 직장 생활하는 분들은 조직을 이끄는 간부, 빠르면 임원이 되어 있을 겁니다.
그런데, 후배들은 나와 달리 말을 잘 안 듣고, 상사들은 더 괴롭힙니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다면 초등학생에서 고등학생 정도 되겠죠. 돈이 많이 들어갑니다. 집을 샀다면 대출 잔액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챙겨야 되겠네요. 부모님이 정서적 버팀목은 되어 주셔도 육체적으로는 돌봐 드려야 하는 시기입니다.
아마 주위의 모든 것들이 당신에게 ‘주세요’라고 외치는 것 같을 겁니다. 마음과 몸의 건강도 챙기면서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기 위한 재정도 살펴야 합니다.
그렇다고 불혹을 앞둔 30대 후반 40대 초반의 이 시기가 중세의 암흑기는 아닙니다. 겁먹지 않고 살고 나면 고딕 성당 같이 멋진 것들이 40대에 남아 있을 겁니다.
무엇부터 살펴야 할까요?
월 소득, 월 지출, 월 저축/투자
첫 번째. 나의 금융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상품이 아닙니다. 현재 본인의 금융상태를 알아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금융정보입니다.
직장인이라면 얼마의 월급을 받아서, 얼마를 쓰고, 얼마를 투자하고 있는지,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자산의 내역은 어떻게 되는지 아는 것이 제일 먼저 챙겨야 할 금융정보가 됩니다.
몰라도 살 수 있지만 불빛 없이 밤길을 걷는 것과 같습니다. 쉽게 말해 ‘현금 흐름’과 ‘자산’에 대한 정보로 ‘현재의 수준’을 알 수 있습니다.
예금, 보험, 펀드, 연금, 대출상품
두 번째. 내가 가진 금융상품 정보입니다.
‘금융상품 정보’는 예금이나 보험은 몇 개 얼마를 가지고 있는지, 펀드를 가지고 있다면 몇 개의 상품을 얼마씩 투자하면서 굴리고 있는지, 연금은 가입하고 있는지, 대출상품은 무엇으로 규모와 금리가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한 정보입니다.
이 부분에서 가장 많이 갈릴 겁니다. 첫 번째 항목을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게 두 번째 내용은 매우 쉽지만, 첫 번째 항목을 모르는 사람에게 두 번째 질문은 대답하기 어렵고 귀찮은 내용입니다.
하지만, 귀찮아도 한 번은 점검해야 합니다. 이 정보들로 ‘미래의 수준’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
세 번째. 금융상품 유지 이유입니다.
계속해서 수익을 내는 상품이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수익을 낼 것이라고 판단하는 이유를 알고 있는지 묻는 겁니다.
저금만으로 자산을 불리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금리가 매우 낮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저금 금리가 매우 매우 높아지기를 기대한다면 아마 치솟는 물가 때문에 더 괴로울 거예요. 싫든 좋든 저금 말고 투자도 고려해야 합니다.
어떤 투자가 좋을까요? 미안하지만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딱 떨어지는 정답은 없습니다. 내가 위험을 얼마나 감수할 수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돈을 투자하다 까먹어도 정신줄 놓지 않고 버틸 수 있는지를 점검해 보세요.
모든 사람이 주식이나 채권, 펀드와 부동산, 선물과 암호화폐에 P2P까지 모든 것에 투자할 필요도 없고 돈도 없습니다. 자신의 성향에 맞게 기준을 세우고 관리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융상품 유지 이유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수익이 나면 10%가 날 때 챙길지, 손해가 나면 20%까지 버틸지 각자 정해야 합니다. 노후까지 내가 할 투자방법을 최적화시키는 것입니다.
정부의 정책 변화, 세계 경제 트렌드, 새로운 상품, 숨겨진 꿀팁…
네 번째. 금융정보 채널입니다.
40대가 되면 ‘금융 관련 정보’를 꾸준히 체크하고 확인할 수 있는 ‘정보채널’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금융정보 채널은 계속 업데이트되는 것이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금융도 생물처럼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정책 변화, 세계 경제의 트렌드, 새로운 상품, 숨겨진 꿀팁 등을 새로운 정보로 갱신해야 나의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하나의 경제 미디어를 꾸준히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조금 편향될지 몰라도 우왕좌왕하지 않고 흐름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해서 전문적인 카페, 보고서, 팟캐스트, 유명인의 SNS 등을 정보채널로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나이 들수록 강해지는 독선과 아집을 경계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다섯 번째. 금융 자문가입니다.
경제 멘토가 있는지 묻는 겁니다. 40대가 되지 않았다면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어떤 사람을 멘토로 또는 길잡이로 삼을지 계속 검증하고 찾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당신에게 ‘대박’을 알려 줄 사람을 찾으면 안 됩니다. 재테크라고 부르는 자산관리는 평생을 이어가야 할 게임입니다. 긴 마라톤을 완주하는데 도움이 될 사람을 구해야 합니다. 외로운 싸움에 힘이 되어줄 정서적 스승을 찾는 일입니다.
여섯 번째. 당신의 목표와 실질적인 속내를 알아야 합니다.
즉, 얼마를 왜 벌고 싶은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상품 선택이 적절한지, 집을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알게 됩니다. 막연하면 흔들려요.
연말정산 때가 되면 환급을 더 받는다는 말에 덜컥 장기 ‘연금’ 상품에 가입을 할 거고, 친구가 찾아올 때마다 보험에 가입을 할 거고, 유행상품에 뒤늦게 발을 들였다 폭락해 망연자실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치관과 목표가 단단할수록 권유받기 전이라도 연금상품을 찾아서 가입하고, 친형제의 보험 권유도 거절할 수 있고, 위험한 선물거래도 해볼 수 있습니다. 항상 성공하지는 않겠지만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경제 측면의 질문입니다.
‘살을 빼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진 채 자신의 생활태도나 습관, 스타일에 맞는 방법을 찾지 않고 유행하는 다이어트를 하면 성공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쉽고 빠르게’ 살을 빼려는 사람들은 이것저것 많이 시도하지만 대부분 실패합니다. 몸을 잘 관리하는 사람들은 유행보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꾸준히’ 합니다.
재테크도 같아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서 ‘꾸준히’ 해야 합니다. 40대를 맞이하는 시기라면 아직 안 늦었습니다.
결혼했다면 배우자와 진지하게 얘기해보세요. 누가 더 잘할지 알게 되면 미련 없이 맡기거나 맡으면 됩니다. 잘하는 것이 있으면 집중하고 서로 나누는 것이 결혼의 장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글 읽고 ‘좋아요’하는 것이 아니라 단 하나라도 ‘실천’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