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기자인 저는 최근 지인들로부터 질문을 참 많이 받습니다.
어떤 질문이냐고요? 지금 주식을 사야 하는 때가 아니냐는 거죠.
요즘 인생역전을 노린 주식투자가 열풍이라고 하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주가가 워낙 많이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2100선이던 코스피는 한때 1400선까지 무너졌고 이후 반등을 했지만, 아직도 최고점에 비하면 한참 아래입니다. 위기 이후 상승을 노리는 개미 투자자들이 몰린 것이지요.
통계가 이를 증명해 주는데요.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월 27일 하루 주식시장에서 오간 돈은 거의 30조 원에 육박합니다.
이는 역대 최고치에 해당하는 수치인데요. 실제 증권사에는 계좌 개설 문의가 쏟아진다고 합니다.
이왕 주식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성투(성공투자)'를 꼭 이뤄내야겠지요?
저는 역설적으로 주식투자를 실패하는 4가지 방법을 소개할까 합니다. 이 방법만 조심한다면 여러분은 주식투자에서 승리할 것이라 생각해요.
첫째, '카더라~'를 믿고 투자합니다.
"○○가 ~라고 하더라" 식으로 정확한 근거가 부족한 소문을 추측 사실처럼 전달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인들이 '너만 알고 있으라~'며 속삭일 때는 '혹하는' 마음이 들지요. 이런 종목을 '정보주'라고도 부릅니다.
그런데 여러분께 정말 비밀스러운 정보가 전달됐을까요?
기자인 저에게도 이런저런 정보가 많이 들어옵니다. 그러나 기자에게 들어오는 정보조차 확실하지 않고, 또한 이미 상당히 퍼져 있는 정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보가 나에게 들어왔을 때 주가는 꼭지라고 보면 됩니다.
둘째, '몰빵' 투자합니다.
인생 한방이라는 말이 있죠. 일부 개미투자자는 확신에 차서 자신이 가진 투자금을 전부 한 종목에 걸어버립니다. 이것도 모자라 미수나 신용 등 빚을 져 투자하기도 합니다.
몰빵 투자로 대박을 내실 수 있다면... 그렇게 하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몰빵 투자는 너무 위험합니다. 잘 되면 좋겠지만 방향이 엇나가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또 몰빵투자를 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몰빵투자로 한번 돈을 벌어본 사람은 다음에도 몰빵으로 수익을 낼 것이라고 믿죠. 그러나 반복적인 몰빵 투자가 성공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도박장에서 잠깐 큰돈을 버는 것 같아도 결국 다 잃는 것처럼, 주식투자에서도 실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주자 현인들이 '분산투자'를 하라고 입이 마르도록 얘기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셋째, 싼 주식만 투자합니다.
주당 1,000원짜리 미만 주식을 이르는 말로 ‘동전주’가 있습니다. 동전주는 1원 단위로 움직이지요.
그런데, 이런 동전주만 투자하는 개미들이 있습니다. 혹은 1만 원 미만의 저가주만 투자하기도 합니다.
이건 심리적인 영향이 큰데요.
왠지 저렴한 주식은 접근하기가 편하고, 가격 변동 폭도 상대적으로 큽니다. 그러니 벌면 크게 벌 것 같지요.
반면 비싼 주식은 올라봐야 얼마나 오를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짜리 주식이 200만 원짜리가 되는 것보다, 1,000원짜리가 2,000원이 되는 게 빠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씀 아시지요?
단순히 주당 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해서는 낭패를 보기 쉽죠. 주가가 비싼 데는 비싼 이유가 있는 겁니다.
S전자가 50 대 1로 액면 분할하기 전 S전자 주가는 수백만 원을 호가했습니다. 가격이 워낙 비싸다 보니 개미투자자들이 감히(?) 접근을 못했지요.
하지만 저라면 동전주 몇 천주를 사느니, S전자 1주를 사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지금은 S전자도 액면분할로 가격이 매우 저렴해지긴 했습니다.)
주가는 기업 가치 대비 저렴한 지를 따지는 게 핵심입니다. 단순히 주가가 싸다는 이유만으로 투자하면 안 됩니다.
또한 시가총액이 큰 종목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이른바 '대형주'라는 것인데요.
대형주를 쫓아가면 시장 움직임과 동떨어지지 않고 지수와 크게 엇나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넷째, 변덕스럽게 투자합니다.
한국 투자자는 세계적으로 '단타족'으로 유명합니다.
진득하게 장기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을 조금만 내도 팔아치우고, 투자 종목도 자주 갈아치우는 것이지요. 사실 이렇게 해서는 큰 수익을 내기 어렵습니다.
좋은 기업은 오르락내리락 하지만 결국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올라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오르락내리락할 때마다 수익을 낼 수는 없지요. 큰 줄기를 보고 진득하게 기다려야지 잔가지를 보고 투자해선 높은 수익을 내기 힘듭니다.
과거에 비해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장기 투자도 불안하다고 하지요.
그러나 좋은 종목은 주가가 기업가치만큼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당장 안 오른다고 팔아치우고, 또 조금 수익 냈다고 팔아치우고 잦은 변덕은 곤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