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감면이나 국가 보조금 혜택 등 경제적인 이유로 전기차를 선택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전기차가 감가상각이 있는 이동 수단이 아니라, 특별한 재테크 방법이 될 수 있다면 어떨까요? 경제적인 모빌리티 말고, 경제 그 자체가 되는 모빌리티!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혁신적인 기술들을 소개할게요.
영국의 전기차 분야 컨설턴트 회사인 Rho Motion(로 모션)은 2025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2,000만 대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어요. 동일한 회사에서 조사된 2024년 판매량인 1,700만 대와 비교해도 무려 전년 대비 18% 성장률을 보인 것이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무역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음에도 중국과, 미국, 유럽을 필두로 전기차 시장은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요.
전기차 보급과 함께 모빌리티 혁신으로 꼽히는 기술이 바로 V2G(Vehicle To Grid, 이하 V2G)이에요. V2G는 전기차 배터리를 단순히 동력으로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양방향 충·방전이 가능한 에너지 저장 장치로 만드는 기술이죠. 예를 들어 우리가 시간별 전기 요금제 선택 가능한 제주도에 살고 있다고 가정해 볼게요. 전기 요금이 138.7원으로 저렴한 오후 10시에서 오전 8시 사이에 차를 충전하고, 220.5원으로 비교적 비싼 오후 4시에서 10시 사이에 전력을 판매한다면 이익을 실현할 수 있게 되죠.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용 전력으로 바꾸어 사용하더라도 전기료 절감에 톡톡한 효과를 볼 수 있어요. 배터리 용량이 110.3 kWh인 아이오닉 9을 충전하고 가정 전력으로 활용한다고 했을 때, 2024년 285kWh를 기록한 서울 가구당 월 평균 전력 소비량을 절반에 가깝게 절감하는 셈이에요.
V2G의 경제적 활용은 이제 개인 차원을 넘어서, 기업과 정부 차원의 미래 사업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2021년 8월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 제주도와 함께 업무용 차량 V2G 시범 사업을 실제로 추진한 바 있는데요. 2022년 8월까지 현대캐피탈은 총 20대의 전기차를 업무용 차량으로 공급하고, V2G 사업에 필수적인 양방향 충전기를 설치하는 등 사업 제반 지원을 맡았죠. 운영 결과 차량당 월 2만원, 빌딩 전력으로 치환하면 약 486만원의 전력 요금을 절감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도 현행법상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재생 에너지 판매가 어려운 한계가 있었어요. 하지만 2025년 드디어 전력직접구매제도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은 산업용 전기를 합리적으로 구매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되었어요. 동시에 정부는 올해 약 200억원을 투입해 2028년까지 4년간 현대자동차·기아·현대건설과 함께 역대 최대 규모의 V2G 기술 상용화 연구를 시작했죠.
현대자동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인 SDV를 기반으로, 1,500기 이상의 충·방전기를 설치하고 가상발전소 VPP(Virtual Power Plant) 등 V2G와 연관된 모든 플랫폼을 연동해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해요. 이런 연구들이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출력이 불안정한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력 공급 안정화에도 이바지할 수 있겠죠?
재테크에서는 새로운 수익 창출도 중요하지만, 새는 비용 없이 안전한 자산 관리도 중요하죠. 그 지점에서도 전기차는 경제적인 자산이에요. 블록체인(Blockchain)과 결합하면 투명한 결제 플랫폼을 제공받을 수 있거든요.
블록체인은 비즈니스 네트워크상에서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고급 데이터베이스예요. 로그인, 주문, 결제 등 거래 데이터를 일정 시간 단위로 모은 후 ‘블록’에 저장하고, 시간 순서대로 연결(Chain)하죠. 함부로 연결을 수정할 수 없어서, 거래를 조작하거나 삭제하는 등 위·변조가 불가능해요. 이러한 투명성 덕분에 최근 미국의 드로리안이 40년 만에 출시하는 전기차 알파 EV 5의 우선 구매권을 NFT 보유 고객으로 한정 짓기도 했어요. 이렇게 하면 배터리의 성능과 사고 이력, 주행 거리도 블록체인에 기록해서 차량 자체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죠. 전기차의 중고 및 리스 거래 시에도 새로운 기준이 되어줄 수 있을 거예요. 그러나 전기차 산업에서 블록체인은 더 다양한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어요.
충전 에너지를 V2G로 편리하게 생산했다면, 결제도 간편하게 할 수 있어야겠죠. 개인과 개인이 쉽게 사고 팔고자 할 때,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P2P 거래 플랫폼을 만들 수 있어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4년 판매자와 구매자가 자동 매칭되는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콘트랙트(Smart Contract)’ 서비스를 실증 특례로 지정했는데요. 에너지 생산자가 등록한 판매 희망 전력과 수요자의 구매 희망 전력을 플랫폼이 자동으로 측정해 거래를 생성하는 방식이죠. 거래 과정도 신뢰할 수 있고, 가상 화폐를 통해 전력 유통 및 입출금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요.
오늘은 이동 수단을 넘어, 에너지 자산 모빌리티로 거듭날 전기차에 관해 알아봤어요. 전기차 소유자가 전력 생산자이자 에너지 자산 운용인이 될 미래를 기대하며 마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