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부터 코스까지, 드라이브 여행의 모든 것
코로나19가 찾아오기 전, 외출은 누구에게나 언제나 가능했던 일상이었다. 집 밖을 나서는 건 누구의 제약 없이 가능한 일이었고 오히려 이런저런 이유로 사람을 만나야만 했기에 방에서만 콕 박혀 지내는 ‘방콕’이 더 어렵다고 느끼던 시절이 있었다.
코로나19가 찾아온 뒤, 외출하기가 쉽지 않아 졌다. 집을 나서기 전 사람 많은 곳은 될 수 있으면 피해야 했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갈 수 있는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이 나뉘기도 했다. 그토록 원하던 ‘방콕’ 생활을 반강제적으로 하게 됐다. ‘방콕’이라는 말 대신 ‘집콕’이 유행했고 긴 집콕 생활은 사람을 점점 더 외롭고 힘들게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장기화는 ‘코로나 블루’라는 새로운 심리적 현상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제 더는 집에만 있는 건 불가능했다. 코로나19 이전처럼 거리를 누비며 원하던 것을 마음껏 할 수는 없게 됐지만, 어디론가 떠나야 했고 집에만 갇힌 생활을 벗어나야 했다. 그래서 주목받는 방법이 바로 ‘드라이브 여행’이다.
드라이브 여행은 여러 가지로 장점이 많다. 이 시대를 만나 드라이브 여행이 좋은 건 역시 최소한의 접촉으로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지만, 이외에도 드라이브 여행을 즐기면서 느낄 수 있는 좋은 이유가 있다.
#1. 가장 가까운 사람의 발견
비대면 만남이 강조되면서 인간관계에도 큰 변화가 찾아왔다. 많은 사람을 만나기보다는 꼭 필요한 사람과의 만남을 추구하며, 가까웠다고 생각했던 사람 중에서도 가장 가까운 사람을 먼저 만나게 됐다. 의도치 않게, 좋은 의미에서 감정적인 소모를 줄이게 됐고 더욱더 소중한 사람이 누구인지 깨닫게 됐다.
가장 가까운 사람 중에서도 가까운 사람. 침묵 속에서도 어색하지 않은 사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드라이브 여행을 함께 해도 좋은 사람. 드라이브 여행은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던, 소중한 사람이 누구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다면, 누군가를 차에 태운다면 그 사람이 누구일지 생각해 보자! 생각보다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수 있다. 그동안 잊고 지낸, 내게 소중했던 사람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2. 잊고 지낸 자연의 아름다움
드라이브 여행이 좋은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그동안 잊고 지낸 자연의 아름다움을 다시 느끼게 해 준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이전까지는 ‘여행’ 하면 거창한 느낌이 있었고 유명한 관광지만 쫓아다닌 경향이 있었다면, 코로나19 이후에는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 조용한 곳, 자연과 공존하는 곳을 찾게 됐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었나 생각이 들 정도다.
게다가 여행지에 빨리 가기 위해 고속도로를 타기보다는 국도를 이용해 이곳저곳을 지나치며 그동안 보지 못했던, 잊고 지냈던 것을 다시 눈여겨보게 되는 기회도 생겼다. 그동안은 목적지에 가기 위한 ‘길’에 불과했다면, 지금은 지나가는 길 모든 곳곳이 여행지가 됐다.
#3. 따분한 일상을 벗어난 ‘힐링’ 그 자체
대다수 직장인은 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 마치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이 계속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가 더해지면서 이전보다 훨씬 더 숨 막히는 일상이 계속되고 있다. 주변에 확진자라도 나오면, 혹시 그곳을 지나친 것은 아닌가 과도한 스트레스까지 더해진다.
그럴 때 드라이브 여행으로 울적한 마음을 달랠 수 있다. 완벽한 비대면 여행으로 사람과의 접촉 걱정도 하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 매일 보던 것, 매일 느끼던 것, 익숙하던 것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 평소에 하던 걱정과 고민은 잠시 내려놓고 목적지 없이 떠나는 여행길 그 자체에 집중하며 몸과 마음에 ‘힐링’이 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무엇보다 드라이브 여행이 좋은 이유는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점이다. 무한한 시간이 있다면 정처 없이, 끊임없이 달릴 수 있겠지만, 그런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한정된 시간에 다음 드라이브 코스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드라이브 맛집, 남양주
서울 근교 드라이브 코스로 1등을 꼽으라면 ‘남양주’를 선택하고 싶다. 서울, 수도권과 가깝고 한강이 흘러 리버뷰까지 가능한 곳이다.
가 볼 만한 곳도 상당히 많은 편. 지금은 폐역이 됐지만, 옛날의 정취 그대로 남아 있는 ‘능내역’, 겨울 산책 명소로 잘 알려진 팔당호 주변 ‘다산 생태공원’, 북한강이 보이는 ‘물의 정원’, 야간 드라이브 코스로 핫한 ‘팔당유원지’, 차만 있다면 드라마틱한 분위기에 힐링까지 가능한 ‘한강공원 삼패지구’까지 말 그대로 힐링 스팟은 다 있는 곳이 바로 남양주다.
모두 실외에서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곳으로 언택트 시대에 가장 잘 어울리는 드라이브 여행지, 드라이브 맛집 남양주를 추천하고 싶다.
뻥 뚫린 도로를, 영종도
서울에서 드라이브를 즐기기 좋은 섬, 영종도. 영종도로 이어진 다리는 4.4km의 영종대교와 21km 인천대교가 있다.
영종대교는 영종도로 들어갈 수 있는 연육교로 열차와 자동차가 함께 다니는 2층 구조의 다리다. 공항 방향으로 진입 시 ‘영종대교 휴게소’를 이용할 수 있는데, 이곳에는 세계 최대 크기의 소원 성취 곰이 설치되어 있으며, 늦은 밤 휴게소에서 아름다운 야경까지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긴 다리 인천대교는 사계절 형형색색의 옷을 입는 것으로 유명하다. 봄에는 녹색, 여름에는 흰색, 가을에는 노란색, 겨울에는 빨간색 등으로 색깔별로 옷을 입어 아름다운 야경을 느낄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다.
명품 해안도로, 7번 국도
드라이브하면 ‘해안도로’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도 동해안을 따라 길게 늘어진 해안도로가 있는데, ‘명품 해안도로’라 불리는 7번 국도다. 강원도에서 경상북도, 경상남도, 부산까지 이어진 코스로 총길이 513.4km에 달한다.
가볍게 다녀오긴 다소 긴 거리지만, 꼭 끝까지 갈 필요는 없으므로 갈 수 있는 곳까지 가는 것도 좋다. 가는 길 곳곳에 유명한 힐링 스팟이 많이 있는데, 동해 관동팔경으로 꼽히는 망양정부터 기성망양해수욕장, 죽변항, 장호항, 묵호항 등 동해의 아름다운 관광지도 만날 수 있다.
서해 일몰을 따라, 백수해안도로
백수해안도로는 영광군 백수읍 길용리에서 백암리 석구미 마을까지 16.8km에 달하는 해안도로로 기암괴석, 갯벌, 서해 일몰까지 만날 수 있는 서해안의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다. 해안도로 아래는 목재 데크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잠시 차를 멈추고 노을 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수도권에서 전라남도 영광까지는 꽤 긴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바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노을 지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예전엔 ‘여행’이라고 하면 뭔가 대단히 새롭고 특별한 곳을 다녀와야 할 것만 같았다. 평범한 곳은 여행이 아니라는 생각에 빠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언택트 생활이 바꿔 놓은 일상은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 것 같다. 여행, 일상을 벗어나는 것 그 자체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