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처음 만들 때만 해도 론드리프로젝트가 해방촌의 유일한 셀프세탁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었다.
해방촌뿐만 아니라 서울, 전국 각지에서 무인빨래방의 붐이 일었다.
한국에서는 밖에서 세탁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뒤엎고, 늘어나는 1인가구들의 이불세탁 또는 건조기의 뽀송뽀송함을 맛보게 해주는 역할로 빨래방산업은 빠른 시간 내에 급격한 성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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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해방촌에서 빨래방카페를 하면서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소통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방문하는 고객이 1명 또는 2명의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탁이라는 행위는 굉장히 private 한 일 중 하나다.
예전에 빨래터에서 할머니, 어머니세대들이 같이 빨래를 하긴 했지만 빨래를 하는 옷은 몸을 감싸주는 보호막으로서 나의 분신의 역할을 하는 것들이기도 하다.
한동안 집에서 세탁을 하며 나의 세탁을 남이 보는 일이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 이런 빨래를 집 밖에서 한다는 문화의 변화는 처음 론드리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많은 고민을 했던 점이었다. 실제로 나 또한 집에 세탁기가 없다. 론드리프로젝트의 지점들을 번갈아가면서 자유롭게 이용하며 운영자가 되기도, 이용자가 되기도 한다.
빨래는 Private 한 일상의 시간
이런 Private 한 일을 하는 동안에 마음의 긴장도 풀어지게 되는 걸까.
빨래를 기다리는 동안의 시간에 사람들은 더욱 편안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도시생활, 1인가구, 만남비즈니스
어느 날 론드리프로젝트로 촬영제안이 들어왔다.
VOGUE KOREA에서 빨래방 배경으로 도시 남녀의 에피소드를 짧은 드라마 형식으로 담는다고 했다.
1인가구들이 자신의 가장 여유로운 시간을 택해 방문하고, 마음은 새로운 상대를 위해 열려있는 상태!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좋은 최적의 타이밍 아닐까?
대화하기 좋은 스케일의 공간과 분위기
빨래를 기다리는 동안에 자그마한 공간에서 커피 한잔 마시며 얘기를 나눠볼 수 있는 스케일의 공간이었다.
현재 해방촌점의 크기는 약 17평, 워시타운점은 약 14평, 센터스퀘어점 라라라운지는 약 70여 평이다.
가장 소통하기 좋은 스케일의 공간은 해방촌점 17-25평이다.
런드리크루와 고객들과 대화, 가끔 또는 자주 마주친 고객들과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스케일 공간.
대부분 20-30대의 젊은 친구들의 바쁜 도시생활 속에서 짬을 내어 찾는 빨래방의 시간에
나누는 이야기들 중에는 사랑을 빼놓을 수 없다.
더군다나 맥주 한잔이나 와인 한잔이 있다면.
할리우드 급 바이브를 보여주는 외국인 배우 모리어스와 댄서 리나
론드리프로젝트의 경쟁상대는 세탁업체가 아닙니다, 틴더입니다.
VC들과 만나며 론드리프로젝트의 핵심역량과 경쟁상대, 마켓을 소개해야 할 때 만남비즈니스로 소개했다.
'론드리'프로젝트라는 강력한 이름 때문인지 다른 세탁스타트업이나 세탁기업군으로 치부해버리기도 했다. 세탁이라는 도구를 통해 사람들의 만남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는 게 비즈니스의 중심이었다. 동네에 따라 그 도구는 '세탁'이 될 수도 있고, '온천'이 될 수도 있다. 그때는 'Sauna project'가 되려나?
해방촌에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이 많이 산다. 이들과 자연스레 만날 수 있는 생활 속 공간, 론드리프로젝트
빨래를 기다리는 시간과 커피 한잔의 여유로 사람들은 더욱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 커뮤니티스페이스 소개집에 나온 론드리프로젝트
1인가구들을 위한 주거, 그리고 자연스러운 만남을 위한 공간
아파트 분양 일색이던 주거공급시장이 인구감소와 1인가구 증가와 빌라왕전세사기 등 여러 상황이 맞물리면서 새로운 주택시장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중 기업형 임대주택, 코리빙, 임대형 기숙사가 관심이 간다. 기존의 아파트나 빌라, 연립주택들은 건설 및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기업형 임대주택이나 코리빙, 민간형 기숙사는 민간업체가 건설, 공급 후 주택임대관리까지 계속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건설역량과 공급역량에 초점 맞춰져 있던 기업이 주택임대관리라는 영역은 새로운 역량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그중 입주민들의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는 커뮤니티공간의 운영이 허가조건인지라 임대주택운영자들의 차별화전략을 보여줄 수 있는 핵심공간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 생기는 기업형 임대주택, 코리빙, 민간형 기숙사는 늘어나고 있는 1인가구, 그중에서도 20-40대 사이를 타깃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들의 필수조건인 커뮤니티공간에서는 1인가구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커뮤니티라운지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보통 커뮤니티라운지의 구성은 생활필수시설들(대략적으로 공유세탁/건조기실, 카페라운지, 피트니스시설 등)을 넣고 있다. 이 다양한 시설들을 관리 운영할 주체들을 찾아 위탁하기도 하고 직접 운영하기도 한다. 전혀 다른 영역의 라이프스타일을 한 주체가 하기 어려워 각기 다른 주체에게 위탁을 맡기기도 하는데, 론드리프로젝트는 모두 다 진행해 온 영역이었기에 직접 운영이 가능했다.
센터스퀘어 청년임대주택 커뮤니티라운지, 라라라운지를 운영하는 론드리프로젝트
론드리프로젝트 워시타운을 이용하셨던 관계자를 통해 소개받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만든 역세권청년임대주택 센터스퀘어등촌의 커뮤니티라운지를 운영하게 되었다. 1인가구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자연스러운 만남을 이끌었던 역량이 꼭 필요한 곳,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펼쳐지게 되었다.
커뮤니티라운지 프로그램, 수제맥주시음회
론드리프로젝트에서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검증받은 프로그램들이 시즌과 분위기에 맞춰 센터스퀘어 등촌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최대한 다양한 취향이 반영된 프로그램들로 많은 분들이 다양하게 마주칠 수 있는 기획을 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 말고도 입주민들끼리 만들어진 커뮤니티로 이 집과 저 집을 드나들며 소소한 모임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중에 꽤 여러 커플이 생겨나고, 또 헤어지기도 한단다.
같이 사는 즐거움 사진_미국드라마 프렌즈
신동엽, 송승헌 리즈시절. 이들과 함께 살면 즐겁지 아니한가_ 사진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
사람들과 함께 살 수 있고, 자연스럽게 자주 마주칠 수 있는 주거가 생기고 운영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