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돈 떨어지면 얘기하라고 했다

by 글쓰는 워킹맘
남편 : 돈 있어? 돈 없을 것 같은데...
돈 떨어지면 얘기해. 꼭.
나 :...


육아휴직을 하고, 강원도 인제에서 둘째 아이와 살면서 고민 중 하나는 돈 문제다. 두 집 살림을 하는 것만으로도 돈이 드는 데다, 나는 휴직 중이니 실질적인 급여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알뜰살뜰한 편이 아니어서 돈을 아껴 쓰지 못하는 사람이라 더 문제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아껴 쓰려고 한다. 시골살이하며 돈을 안 쓰거나 덜 쓰게 되는 부분도 있기에 가능하다.


시골살이 3개월 차에 접어들면서 남편이 슬쩍 물어왔다. 돈 떨어지면 얘기하란다. 서로 뻔히 아는 터라, 그런 질문을 받고 불쾌하진 않다. 다만, 돈 문제로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자존심이 조금 상했다. 넉넉하게 돈을 모아놓은 상태에서 휴직을 한 게 아니라서 미안한 마음도 앞섰다. 그런데 돈 떨어지면 꼭 말하라니. 순간 엄한 아빠 앞에 선 철부지 딸이 된 것 같았다.

출처 : www.pexels.com
지금, 돈 낭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더 벌고 더 아껴도 부족한 것 같은데...


매달 25일 내 통장에 꼬박꼬박 들어오던 급여 입금이 멈췄을 때, 아찔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건강을 잃고 쉬어야겠다 마음을 먹었지만, 휴직을 결정하기까지 참 고민이 많았다. 더군다나 가족이 둘씩 서로 헤어져 지내기로 한 뒤에는 더 걱정스러웠다. 내가 선택한 길인데도 확신이 들지 않았다. 도중에 돈 때문에 갈등하면 어쩌나 미리 걱정하기도 했다. 지금은 한창 더 일할 때가 아닌가. 더 벌고, 더 아껴서 우리 가정에 더 힘을 보태야 하는 게 아니었을까.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아직까지는 괜찮아요. 괜찮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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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지만 다행히 아직까지는 괜찮다고 답했다. 부부간에 경제력 문제는 중요한 이슈다. 한쪽에 치우침이 있을 때 힘의 균형은 무너진다. 그동안 균형을 잘 맞추며 살아오고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아니라서 마음이 불편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괜찮다고 말하니 책임감이 느껴졌다.


육아휴직을 시작한 지 6개월이 되었다. 남은 6개월을 어떻게 지내야 할지 중간 점검과 계획을 세워야겠다. 푹 쉬며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것도 좋다. 오롯이 나 하나만 생각하면 좋겠지만, 나는 한 사람의 아내이고, 두 아이의 엄마이다. 돈이 떨어지면 얘기하라는 남편의 마음은 걱정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잊지 말자. 남편과 나는 한 배를 타고 길고도 긴 항해를 해야 하는 동반자라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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