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본능과 직관, 호기심과 유혹에 이끌려 책을 골라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분야나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산책형’ 책 고르기를 권합니다. 뚜렷한 목적 없이 천천히 거닐다 보면 보도블록의 미세한 틈새로 뭔가를 열심히 나르는 귀여운 개미들이 눈에 보이는 것처럼, 사람들의 손길이 자주 닿는 서가와 저 멀리 구석의 책장을 산책하듯 살펴보다 보면 잘 모르던 분야에서 매혹적인 책을 만나게 되기도 하고, 스스로도 의식조차 못했던 내면의 지적 호기심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 김영건, <우리는 책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 중에서
저는 오늘도 서가 앞에 서서 한참을 망설이며 책을 꽂습니다. 책의 파도에 휩싸여 어쩔 줄 모른 채로, 언젠가 저처럼 놀랄 당신을 상상하면서요. - 김영건, <우리는 책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 중에서
고리타분하게도 저는 제가 읽은 책들이 진정으로 삶에 유용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책을 두고 ‘유용’ 운운한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지 않아요. 하나 저는 삶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 책을 읽었습니다. 저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을 때에도, 서점에 드나드는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그들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언제나 책을 필요로 했지요. - 김영건, <우리는 책의 파도에 몸을 맡긴 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