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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인 인생도 풀리는 습관의 힘

by 김형준

'마음껏 10분 글쓰기 7기'가 열흘 째 진행 중이다. 참가자 아홉 명 모두 자기 일이 있다. 누구는 출근 전 10분 동안 글을 쓰고 누구는 퇴근 후 잠들기 전 써낸다. 그들 대부분은 이 도전을 통해 글 쓰는 습관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반드시 해내겠다는 의지로 도전을 시작했지만, 일상은 그들을 시험에 들게 한다. 직장에서는 야근과 회식이 이어지고, 주변 사람은 수시로 만나자고 연락해 온다. 또 예고 없이 터지는 이런저런 사건 때문에 하루 10분도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게 만든다. 그래도 그들은 꿋꿋하게 도전을 이어간다. 쫓기는 와중에도 10분 동안 마음을 가다듬고 그 순간에 집중해 글 한 편 써낸다.


간혹 불가항력으로 글을 써내지 못하는 이도 있다. 한두 번 놓친 다음 날 다시 의지를 불태우며 생존 소식을 전해온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안도한다. 포기하지 않았구나. 이때 공통된 행동이 하나 있다. 처음 시작할 때처럼 다시 마음을 다잡겠다며 투지를 불태운다. "다시 글을 쓰며 마음을 다잡습니다"라고 말한다. 나는 그 말에 이렇게 생각한다. '오늘 쓴 그 글이 마음을 다잡아 줄 겁니다'라고.


두 표현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다시 글을 쓰며 마음을 다잡다'라는 표현은 글 쓰는 행위에 집중했다. 반대로 '오늘 쓴 글이 마음을 다잡아 준다'라는 표현은 결과에 집중한 표현이다. 두 표현 다 목표를 이루는 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건 맞다. 글을 쓰기 위해 의지를 다지는 것과 써낸 글로 인해 성취감이 드는 건 결국 다시 그 행동을 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둘 중 어느 게 맞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만 후자가 조금 더 동기부여되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습관이 만들어지는 루프는 트리거 - 행동 - 보상으로 이루어진다. 매일 10분 동안 글 쓰는 습관을 갖기 위해 제일 먼저 트리거 있어야 한다. 트리거는 글을 쓰려는 동기이다. 누구는 나에 대해 알고 싶어 쓰고, 누구는 10분 동안 나에게 집중하기 위해 쓰고, 또 누구는 하루를 정리하려고 쓴다. 이 트리거가 행동을 부른다. 출근 전 10분을 할애해 글을 쓰고, 직장에서 점심시간에 글을 쓰고, 퇴근 후 집에서 쓴다. 그렇게 10분 동안 한 편 써내면 성취감이라는 보상이 주어진다. 오롯이 나에게 집중해 한 편 써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기분이다. 그 기분이 다시 다음 날 쓸 수 있게 만드는 동력이 된다.


'습관이 됐다'라는 의미는 이 과정을 아무런 저항 없이 매일 반복하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게 있다. 우리 뇌는 글 쓰는 습관을 갖게 되면 트리거 - 행동 - 보상 중 '행동'을 건너뛰게끔 인식하게 된다. 다시 말해 동기인 '트리거'가 작동하면 바로 '보상'부터 떠올리게 된다는 의미이다. 이미 보상을 맛본 뇌는 당연히 이 행동을 했을 때 얻을 결과에 집중하게 되면서 아무 저항 없이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한 번 습관이 된 행동은 시간이 지나도 몸이 기억해 저절로 지속하게 된다. 그렇다고 빨리 습관을 만들겠다고 보상에만 집중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행동보다 보상에 더 신경 쓰면 본말이 전도된 꼴이다. 보상은 성취감, 뿌듯함 정도면 충분하다. 조금 아쉽다면 지나치지 않는 선에서 좋아하는 음식이나 물건을 사주는 것도 괜찮다.


어떤 습관이든 몸이 받아들이기까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똑같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도 누구는 실패를 맛보고 누구는 수월하게 습관이 된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게 트리거 - 행동 - 보상 중 '무엇'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트리거(동기)에 집중하는 사람이 있다면 행동과 보상을 우선하는 이들도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건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셋 중 어느 것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앞서 적었듯 어느 순간 행동에 비중이 적어질 수 있다고 했지만, 그 전제는 꾸준한 반복이 먼저 되어야 한다. 트리거와 보상을 있게 하는 건 무엇보다 행동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모든 습관의 기본은 행동이다. 글을 쓰는 행동도, 달리는 행위도, 책을 읽는 것도 모두 행동에서 비롯된다. '습관 = 행동'이라는 공식을 완성하기 위해 트리거와 보상을 활용하는 것이다.


좋은 습관 하나가 인생을 바꾼다고 말한다. 어떤 습관을 가질지는 자신의 선택에 따른다. 무엇을 선택하든 습관을 갖기 위해서는 트리거 - 행동 - 보상이 반복되어야 한다. 처음에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해보지 않은 행동에는 반드시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니까. 그래도 습관 하나로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면 기꺼이 노력할 가치는 충분하다. 다행인 건 우리 뇌는 일정 기간 즉, 짧게는 20일에서 최대 66일만 지속하면 누구나 습관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달 중 20일만 투자해도 인생을 바꿀 습관을 갖게 된다면 하지 않을 이유 없다고 생각한다. 분명한 건 습관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시간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노력이 꾸준히 반복된다면 인생이 안 좋아질 수 없다는 것도 진리이다. 그러니 지금 삶에 만족해하지 못한다면 좋은 습관 하나 갖기 위해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도전해 보겠다고 마음먹는 순간부터 어제와 다른 오늘이 되는 마법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어쩌면 인생이 달라지는 마법 같은 순간은 내가 마음먹기 달린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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