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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글, 주저리주저리

by 김형준


직장에 다닐 땐 하루 한 편 쓰는 것도 버거웠다.

아니, 직장을 핑계로 게을렀던 것 같다.

근무 시간에 짬이 나도 글은 쓰지 않고 딴짓만 했었다.

돌아보면 그 시간이 아깝다.

그때는 직장에 있기 때문에 글은 쓰지 말자고 명령했다.

월급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여겼다.

그렇다고 딴짓을 하지 않았다면 모를까.

납득할 수 없는 핑계만 남았다.


지금은 하루 종일 하고 싶은 일에 매달린다.

틈틈이 이렇게 글도 쓰면서.

시간을 내는 건 마음먹기 달렸다.

또 그 시간에 무엇을 할지도 내 선택이다.

내가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 건 어떤 식으로든 하려고 했을 터다.

하루 동안 세 편씩 쓰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그렇다.

짬짬이 시간 딴짓대신 이렇게 글 한 편 쓰는 게 훨씬 가치 있기 때문이다.

직장에 다니면서 이렇게 썼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이다.

나에게는 오직 지금 뿐이다.

지금 내가 무엇을 하느냐가 어제와 내일의 나를 만든다.

글 쓰는 게 일이니 하루 세 편 쓰는 게 당연하다.

글을 써야 먹고 사니 하루 세 편뿐 아니라 더 쓰는 게 맞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쭉쭉 써내면 좋겠다만, 영 만만치 않다.

쓰겠다고 작정하면 더 안 써지는 게 글인 것 같다.

고민보다 키보드 두드리는 게 도움 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아마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편 쓰려면 소재도 다양해야 할 터, 이 또한 만만치 않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이 또한 시간이 지나고 반복하면 익숙해질 것이다.

글 재주도 별로니 일단 쓰는 게 중요하다.

쓰는 양이 늘어나면 점차 좋아지겠지.

직장에서 벗어난 덕분에 시간은 내편이다.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자.


얼레벌레 세 번째 글을 썼다.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세 편 쓰는 데 1시간 반, 나쁘지 않다.

그렇다고 브런치에만 글을 올리는 건 아니다.

블로그에도 올리고, 원고도 쓰고, 첨삭도 해준다.

직장인으로 있을 때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글 쓰는 시간이 늘었다.

직장에서 쓰지 않았던 글을 이제야 눈치 보지 않고 쓴다.

이렇게 매일 쓰다 보면 뭐가 나아도 나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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