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3일 세 번째 글
1종 보통, 스틱으로 면허를 땄다.
초보때 스틱 봉고를 몰고 강남을 가로질렀다.
눈에 뵈는 게 없었다.
기어 변속 하고 이정표 보고 신호등 지키고 앞차 옆차 뒤차 간격 유지하기 바빴다.
주차하고서야 겨우 정신이 돌아온다.
어떻게 왔는지 아득하다.
다시 돌아갈 일이 더 걱정이었다.
초보이기 때문에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어떤 일이든 초보 과정을 겪기 마련이다.
처음부터 능수능란한 사람 없다.
손에 익을 때까지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다.
익숙해지고 나서야 비로소 여유가 생긴다.
여유가 생길 때 그제야 주변이 눈에 들어온다.
초보에겐 한 단계씩 성장해 가는 게 전쟁과 같다.
그 순간에 몰입하지 않고서는 다음 단계로 올라서지 못한다.
초보이기 때문에 당연하다.
초보에서 벗어나려면 그만큼 집중하고 노력하는 때가 필요하다.
그래서인지 초보딱지 떼기 전까지 마음에 여유가 없다.
바꿔 말하면 목표에만 집중하면 과정을 즐기지 못한다.
과정을 즐기면 목표에 달성하는 게 수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초보이니 과정을 즐기는 데 서툴다.
모든 게 서툴러서 초보 딱지가 붙는 것도 당연하다.
만약에 초보도 과정을 즐길 수 있다면 어떨까?
생각해 보면 과정을 즐기지 못할 이유 없다.
똑같이 출발해도 누구는 과정을 즐기고 누구는 그러지 못한다.
이 차이는 태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자기 수준을 인정하면 굳이 경질될 필요 없지 않을까?
수준을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앞선다.
욕심 때문에 더 경직되고 실수도 많아진다.
반대로 자기 수준을 인정하면 너그러워진다.
실수도 인정하고 다시 하면 된다며 욕심부리지 않는다.
욕심이 사라지니 여유가 생기고 실수도 준다.
초보 딱지 떼는 단계는 있기 마련이다.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이면 스스로 알게 된다.
이 말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조급하게 서두른다고 그 시간이 단축되지 않는다.
물론 집중해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단축될 수도 있다.
그런 투자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하지만 초보를 떼야하는 대부분의 일은 일정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똑같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면 이왕이면 과정을 즐기면 어떨까?
너그럽게 과정을 즐기면 그 안에서 배울 게 더 있기 마련이다.
어쩌면 그러한 여유가 같은 초보끼리도 실력 차이를 만드는 게 아닐까 싶다.
노력을 통해 무언가 되어야 한다면 과정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과정을 즐기는 게 오히려 더 빨리 성장하는 방법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