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화목해지는 방법

2025년 6월 3일 네 번째

by 김형준

12시쯤 집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직장에 다닐 때도 점심은 혼자 먹었었다.

4년 동안 혼자 먹었으니 너무도 익숙하다.

차이가 있다면 직장인일 땐 밥값이 나왔다.

또 매장에서 만들어 나온 음식을 먹으면 됐다.

퇴직하니 점심 밥값이 나올 리 만무하다.

또 출근한 아내 대신 내가 차려 먹어야 한다.


냉장고에서 밑반찬을 꺼내 네 칸짜리 접시에 담는다.

김치와 국까지 더하면 6첩 반상이 차려진다.

주변은 조용하다.

입안 음식에만 집중해 맛을 느낀다.

천천히 남김없이 다 먹고 빈 그릇을 싱크대에 담근다.

곧장 고무장갑을 끼고 설거지한다.

설거지를 끝내고 세탁기를 확인한다.

다 돌아간 세탁물을 꺼내 건조대에 넌다.

다 마른 옷가지는 개켜서 옷장에 정리한다.

여유가 있으면 청소기도 쓱 돌린다.

밥 먹고 청소기까지 보통 30분 정도 걸린다.


직장과 달리 집에서 먹는 밥은 적적할 때도 있다.

공간이 주는 느낌이 다르기 때문일 터다.

집에서 밥 먹을 땐 혼자보다 함께 먹을 때가 더 많으니까.

설거지, 청소, 빨래까지 하고 나면 뿌듯하다.

내 역할을 다 한 것 같다.

여유가 있으니 당연히 해야 하지만 시키지 않은 걸 했다는 데 자부심도 든다.

물론 시키는 일도 잘한다.

집안 살림 누가 해도 그 혜택은 모두에게 돌아갈 테니까.


직장에 다닐 땐 살림에 신경 쓰지 못했다.

이른 출근과 퇴근 후 해야 할 일 때문에 아내에게 미뤘다.

직장에 다니지 않아도 시간 여유가 있는 건 아니다.

직장에 있는 시간만큼 내 일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집에서 밥을 먹고 집에 자주 오가는 탓에 신경 쓸 여력이 조금 더 생겼다.

눈에 보이는 대로 치우고 한 번 더 움직이면 그만큼 일은 준다.

할 수 있는 사람이 먼저 하면 서로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사소한 일에 얼굴 붉히지 않으면 그만큼 웃을 일도 많다.

각자 역할에 충실할 때 가족도 화목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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