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개인저서가 세상에 나온 지 두 달입니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출간 기회를 준 스노우폭스p 출판사에 감사합니다. 갈 곳을 찾지 못해 헤매던 원고를 빛을 볼 수 있게 해 주었죠. 기회를 준 만큼 보답하기 위해 백방으로 홍보에 열을 올렸습니다.
교보문고 강남점, 잠실점, 영등포점, 일산점에서 만난 독자에게 책을 사 선물했습니다. 선물로 받아 어리둥절해했지만 기꺼이 받아줘 제가 더 감사했습니다. 작가라는 타이틀 덕분에 구렁이 담 넘어가듯 책을 안겨드릴 수 있었죠. 또 서평단도 운영했습니다. 제가 직접 했다기보다 인스타그램에서 도서 인플루언서와 협업을 했지요. 10명 모집 예정이었나 반응이 뜨거워 30명으로 늘렸습니다. 서평단 효과는 서서히 불이 붙는 중입니다. 또 유명 북튜버 채널에 출연해 인터뷰도 했습니다. 처음 경험해 봤습니다. 20분 남짓 책에 대한 내용으로 대화 나누었습니다. 많은 분이 시청하고 호응해 주셨습니다. 또 다른 북튜버 채널에는 구독자가 40만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인터뷰 대신 40분가량 책 내용이 소개되었습니다. 몇 만 명이 그 영상을 시청했습니다.
얼마 전 출판사 홍보 담당자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작가님, 해외 판권 계약 될 것 같습니다."
듣고도 믿기지 않았습니다. 나에게 이런 순간이 찾아오다니 내 책의 가치를 이제야 인정받는 순간이었습니다. 몇 부가 팔리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바다 건너 누군가에게 전해진다는 게 흥분됐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이런 내용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작가님, 이번 책이 진중문고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또한 믿기지 않았습니다. 진중문고 군에서 운영한 도서관입니다. 선정되면 한 번에 1만 권 이상 납품된다고 들었습니다. 또 작가에게는 크나큰 영광이기도 하지요. 인생에서 가장 고민이 많은 시기에 제가 쓴 책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의미 있죠. 수많은 출판사가 진중문고 선정에 도전한 다고 들었습니다. 절차가 워낙 까다로워 선정이 쉽지 않다고 압니다. 그러니 더 의미 있을 수밖에요.
참, 다음 달에는 2쇄 찍을 예정입니다. 그동안 부지런히 홍보한 덕분에 다행히 2쇄 찍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이제 한고비 넘겼으니 탄력 받아 쭉쭉 나가지 싶습니다. 물만 부으면 쑥쑥 자라는 콩나물처럼 2 쇄도 거침없이 팔려나가길 바랍니다.
아마 여기까지 읽고 저를 부러워하는 분 있을 겁니다. 걱정 마세요. 앞에 내용은 픽션 반, 논픽션 반입니다. 한 마디로 현실과 희망이 버무려진 내용입니다. 어느 것이 사실이고 어느 게 희망인지 밝히지 않겠습니다. 눈치 빠른 분이라면 짐작했을 거로 믿습니다.
작가는 책 한 권 쓰기 위해 사활을 겁니다. 그만큼 간절하죠. 하지만 책을 낸 이후 마주하는 현실은 바다를 얼린 추위보다 더 혹독합니다. 많은 작가가 이 같은 현실과 마주하고 꿈을 포기해 버리죠. 설령 저처럼 신념에 따라 꾸역꾸역 글을 써도 현실에서는 그다지 봄바람이 불지 않습니다. 아니 언제 봄바람이 불지 짐작할 수 없습니다. 마음 한편에 훈풍이 불어오길 기대하며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살아낼 뿐이죠.
한편으로 책을 멀리하는 현상에 울화통이 터집니다. 세상 시름 다 떠안고 살면서 왜 책에서 답을 찾으려 하지 않는지 답답할 따름입니다. 당장 스마트폰, 술이 주는 도파민에 취할 뿐이죠. 정작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데 말이죠. 무엇보다 다양한 핑계에 숨어서 자신을 합리화하는 모습에 울분을 느끼기도 합니다.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놓치고 있으니 말입니다.
누구나 희망을 품고 삽니다.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희망이 현실로 바뀌죠. 반대로 아무리 노력해도 잡히지 않는 희망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삶을 포기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돌아보고 또 다른 방법을 찾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네 번째 책을 출간하며 여러 꿈을 꾸었습니다. 현실이 된 것도 있고 손에 잡히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누굴 탓할 문제도 아닙니다. 저의 노력과 정성이 부족했을 뿐이죠. 중요한 것은 이대로 주저앉을 게 아니라면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겁니다. 신발에 땀 차게 더 홍보를 하든가, 더 좋은 주제와 글로 다음 책을 쓰든가. 무엇을 선택해도 분명 삶은 이전보다 나아질 것입니다. 멈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남 탓만 하고 있지 않을 테니까요. 더 치열하게 살 수록 삶은 답을 해 올 것입니다. 내가 바라는 그것들을 내 손에 쥘 수 있게 말이죠. 그때가 언제일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을 할 뿐이죠. 그리고 내일도요. 항아리에 물이 차면 넘치듯, 매일 꾸준한 노력이 채워져 넘치는 순간 꿈도 하나씩 이루 질거라 믿습니다.